[단독] K웹툰, 일본 전초기지로 글로벌 수출전략 짠다

황순민 기자(smhwang@mk.co.kr) 2022. 12. 7.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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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웹툰 日지상파 진출
네이버 '만화왕국' 상징국가서
웹툰 콘텐츠, 드라마 등 적용
웹툰 경쟁력 성공 시험무대
넷플릭스 재팬과도 협업 강화
'외모지상주의'도 8일 공개
'바른연애 길잡이' 포스터. 【사진 제공=네이버웹툰】

네이버 인기 웹툰 '바른연애 길잡이'가 일본 메이저 방송사인 TV아사히 드라마로 제작되는 것은 '웹툰 지식재산권(IP) 사업' 본격화라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네이버웹툰은 애니메이션 명가인 일본에서 웹툰 콘텐츠를 애니메이션, 드라마로 만들어 세계 진출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전략이다.

정보기술(IT)업계 관계자는 "일본의 애니메이션 기술력과 만나 시너지를 만들 경우 제2의 건담, 드래곤볼과 같은 작품이 충분히 나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우선 일본 무대에서의 성공 여부가 주목된다. 일본이 전 세계 웹툰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적 요충지'로 평가받는 중요한 시장이기 때문이다.

일본은 만화 시장 규모 자체가 큰 데다 디지털 만화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만화 왕국'이라는 상징적인 인식이 있다. 일본 만화·애니메이션 시장을 장악하면 전 세계로 가는 길이 뚫린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일례로 유럽 웹툰 시장의 거점인 프랑스도 일본 망가(만화)에 대한 선호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출판과학연구소에 따르면 일본의 전자만화 시장 규모는 4114억엔(약 3조9504억원)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크다. 웹툰이 인기를 끌면서 디지털 분야는 매년 20% 이상 커지는 추세다.

이러한 전략적 요충지인 일본에서 네이버는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네이버의 일본 웹툰 사업을 책임지는 라인디지털프론티어(LDF)는 내부적으로 애니메이션 분야에서 연간 20개 이상의 프로젝트를 일본에서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LDF는 네이버의 일본 웹툰 서비스인 라인망가의 운영사다. 네이버 자회사인 웹툰엔터테인먼트와 네이버웹툰이 각각 지분 70%, 30%를 보유하고 있다.

LDF는 올해 7월 CJ ENM·스튜디오드래곤과 일본 드라마 제작사인 '스튜디오드래곤 재팬 JV' 설립을 완료했다. 2차 창작을 활용하는 일본 IP 비즈니스 사업을 위한 외부 협력과 조직 정비도 마쳤다. 네이버웹툰은 지난 6월 일본 지상파 방송국 TBS, 웹툰 제작사 샤인파트너스와 함께 '스튜디오 툰'을 설립했다. 일본 내에서 웹툰의 입지가 넓어짐에 따라 웹툰 IP를 활용한 영상화 수요도 함께 커지고 있어 이에 대응하기 위해 만든 조직이다.

일본 지상파TV 진출 외에 글로벌 거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의 협력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네이버웹툰 IP를 활용한 애니메이션 '외모지상주의'는 8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된다. 넷플릭스 재팬이 제작과 배급을 이끈다. 특히 웹툰의 '본산지'로 시장이 성숙한 한국과 달리 일본, 미국, 유럽 등은 초기 단계로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일본은 전 세계에서 이용자당 평균매출(ARPPU)이 가장 높은 시장이다. 웹툰에 기꺼이 지갑을 여는 '통 큰' 소비자가 가장 많다는 뜻이다. 네이버가 일본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라인망가와 이북재팬의 ARPPU(2분기 기준)는 각각 3만5000원, 4만8000원으로 한국(9000원)을 훌쩍 뛰어넘는다.

한편 LDF는 올해 3월 2000억원을 투입해 일본의 전자책 서비스 이북재팬을 운영하는 '이북 이니셔티브 재팬' 인수를 완료했다.

지난 8월 양사 합계 월간 거래액이 100억엔을 돌파하며 일본 만화 시장 거래액 1위를 기록했다. 두 회사의 시너지를 극대화해 궁극적으로는 웹(web)과 앱(app) 모든 영역에서 다양한 장르의 크로스 보더 작품을 즐길 수 있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

LDF는 내년도 사업 전략으로 일본 오리지널 콘텐츠 확대와 아마추어 생태계 강화라는 투트랙 전략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일본에서는 최근 웹툰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관련 시장도 함께 성장하는 추세다. 일본 내에서 웹툰을 전문적으로 제작하는 스튜디오는 2020년에 비해 약 2배 늘어났다. LDF는 일본 출판사 및 스튜디오와 다양한 파트너십을 통해 웹툰을 공동 제작하거나 기존 만화를 세로 스크롤의 웹툰 포맷으로 제작하는 등 방안을 검토 중이다. 회사 내부적으로는 일본에서도 글로벌 연재가 가능한 오리지널 작품을 연간 300개 자체 제작하는 것을 목표로 세워둔 것으로 알려졌다.

[황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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