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서보 화백과 루이비통의 만남, 12월의 아트 트렌드

서울문화사 2022. 12. 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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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거림의 깊이에 관하여 우리의 전통문화를 바르게 이해하고 문화유산을 지키기 위해 만들어진 단체 ‘예올’은 매년 공예 장인 후원 사업인 ‘예올 프로젝트’를 통해 ‘올해의 장인’과 ‘올해의 젊은 공예인’을 선정한다. ‘올해의 장인’ 프로젝트는 대상자를 선정한 후 동시대 디자인을 선도하는 디자이너의 디렉팅을 통해 전통 공예에 현대적 미감을 결합해 새롭고 아름다운 디자인의 공예품을 제작한다. ‘올해의 젊은 공예인’은 신진 작가가 자신의 작업을 좀 더 발전시키고 다채로운 방식으로 표현할 수 있도록 돕는다.

2022년 예올은 샤넬과 손잡고 예올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올해의 장인’은 국가무형문화재 금박장 이수자 박수영으로, 섬세하고 아름다운 금박의 미감과 전통을 이어온 주인공이다. 디렉팅을 맡은 임태희 디자이너는 박수영 장인과 함께 낮과 밤이라는 자연의 흐름과 ‘움직임’을 주제로 반짝거림의 미학을 담은 모빌을 비롯해 모시에 금박을 입힌 스크린, 금박을 품은 유리 문진, 복주머니 등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아름다운 결과물을 선보였다. 박수영 장인은 “예로부터 태양을 상징하는 금은 변하지 않는 가치이자 기복을 기원하는 소재였어요. 금빛의 온기가 머무는 작품들은 누군가의 간절한 마음을 표현하는 도구였답니다”라고 말하며 금박 공예품의 매력을 소개했다.

옻칠 작가 유남권은 ‘올해의 젊은 공예인’에 선정되자 “이날만을 기다려왔다”고 말하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종이로 형태를 만들고 그 위를 여러 겹의 옻칠로 마감하는 작가의 ‘지태칠기’ 방식은, 전통공예 방식으로도 모던한 미감을 표현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여러 겹으로 쌓인 옻은 수묵화처럼 고요하지만 은은하게 빛을 발한다. 기존에는 주로 직선적인 형태를 만들어온 유남권 작가는 이번 예올과의 프로젝트에서 조형과 비례에 대한 연구를 심층적으로 진행했다. 다양한 형태의 기물을 만들고 서로 다른 높낮이에서 조합하고 배치해 유연한 쓸모를 완성한 것.

작지만 뚝심있는 단체가 지난 20년동안 만들어 온 반짝이는 성과를 만나고 싶다면 북촌의 예올가를 찾아가자. 전시는 12월 16일까지. 문의 02-735-5878


시간을, 흔적을 바라보는 방식 돌이킬 수 없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희미한 흔적으로 남은 존재들을 기록해온 남화연 작가의 개인전〈가브리엘〉이 아뜰리에 에르메스에서 열린다. 작가는 대상을 면밀히 관찰하고 작가만의 상상력을 더해 섬세하게 재구축하며, 사운드와 작품의 이미지, 퍼포먼스가 전개되는 전시장을 구축해 관객을 새로운 차원으로 초대한다. 이번 전시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다가올 순간들을 고요하게 응시할 것을 제안한다. 커튼으로 가려진 방 모양의 전시장은 지난 수년간 팬데믹 시기를 보낸 우리가 물리적으로 격리됐던 닫힌 방을 의미하며, 부식된 동판으로 된 창문은 닫힌 방에서도 외부의 소식을 접할 수 있는 외계의 창이다. 그 속에서 상영되는 아직 도래하지 않은 사건의 징후로 가득 찬 영상, 같은 주제의 선율이 반복하고 변주되는 사운드를 감상하다 보면 현실과 꿈 사이의 모호한 세계를 경험하게 된다. 전시는 2023년 1월 29일까지. 문의 02-544-7722



천으로 감싸 더 아름다운  아티스트 부부인 크리스토와 잔클로드는 ‘포장 아티스트’다. 시드니 해안, 베를린의 독일 의회 건물, 파리 개선문 등 거대한 대상을 천으로 포장하는 프로젝트를 전개해 세상의 주목을 받았다. 그들의 작업은 주름진 천으로 감싼 형태의 고대 인체 조각물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주름진 천은 대상의 아름다움을 더욱 극대화한다. 오직 아름다움이 좋아서 이런 무모한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부부에겐 전 세계가 작업의 무대였다. 지난 2009년 잔클로드가 사망한 후 크리스토는 두 사람의 이름으로 오늘날까지 작업을 이어오고 있으며, 현재는 일본 도쿄의 ‘21_21 디자인사이트’에서 그들의 작품 세계를 조망하는 전시〈Christo and Jeanne-Claude ‘L’Arc de Triomphe, Wrapped’〉를 진행 중이다. 개선문 프로젝트의 축소 모형과 작업 과정을 촬영한 다큐멘터리 등 크리스토와 잔클로드를 깊이 알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내년 2월 12일까지 열린다.

문의 www.2121designsight.jp



박서보 화백과 루이 비통  루이 비통은 2019년부터 매해 세계적인 현대미술 작가 6인과 협업해 아티카퓌신 컬렉션을 선보이고 있다. 올해는 한국인 아티스트 최초로 박서보 화백과 협업한 작품을 만날 수 있어 더욱 특별하다. 작가의 대표 연작 ‘묘법’ 중 2016년 작을 기반으로 디자인된 것으로 카퓌신 가죽에 붓질 효과를 낸 3D 고무 사출 작업을 통해 독특한 촉감과 질감을 완성했다. 다니엘 뷔랑, 우고 론디노네, 피터 마리노, 케네디 얀코, 아멜리 베르트랑 등 세계적인 아티스트가 선보이는 각기 다른 매력의 아티카퓌신을 루이 비통 메종 서울에서 11월 24일까지 관람할 수 있다.

문의 02-3432-1854

흐릿한 풍경 너머로  이기봉 작가는 물과 안개에 주목한다. 이 두 요소는 사물이나 존재의 모습을 변화시키고 초월적인 영역에 다가서게 만든다. 평상시 드러나지 않았던 사물의 다른 측면에서 어떤 정신이나 영혼을 발견하는 느낌이라고 말하는 작가의 14년 만의 개인전〈where you stand〉가 국제갤러리 서울점과 부산점에서 동시에 개최된다. 습한 산 중턱에 자리한 작업실에서 30년간 작업을 이어온 작가는 캔버스와 플렉시글라스, 또는 반투명한 천에 한없이 몽환적인 풍경을 그리며, 그 장면은 시간을 초월한 또 다른 차원의 풍경으로 존재한다. 전시는 12월 31일까지. 문의 02-3210-9872

에디터 : 심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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