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서 자금 빌리는 중견건설사들… 자금 경색에 “돈 빌리기 어렵다”

김송이 기자 2022. 12. 7.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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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건설에 이어 중견 건설사 중 일부가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며 계열사를 통해 자금을 확보하고 있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시공능력평가 39위인 SGC이테크건설은 최근 최대 주주인 SGC에너지로부터 800억원을 단기 차입하기로 했다.

SGC이테크 건설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금융기관에서 돈 빌리기가 어려워지는 등 시장 분위기가 좋지 않아 선제적으로 유동성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자금을 차입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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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건설에 이어 중견 건설사 중 일부가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며 계열사를 통해 자금을 확보하고 있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시공능력평가 39위인 SGC이테크건설은 최근 최대 주주인 SGC에너지로부터 800억원을 단기 차입하기로 했다. 이자율은 9.01%로 기존 단기차입금의 이자율이 2%였던 것과 비교해 4배 이상으로 높아졌다. 만기는 내년 2월 말까지다.

SGC에너지는 SGC이테크건설 지분 31.58%를 가지고 있는 최대주주다. 과거 ‘글라스락’ 등 유리용기로 알려진 삼광글라스가 재작년 11월 군장에너지, 이테크건설의 투자부문과 합병하면서 탄생한 사업형 지주회사다.

SGC이테크 건설이 계열사에서 자금을 조달한 것은 최근 경색된 부동산 시장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 SGC이테크 건설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금융기관에서 돈 빌리기가 어려워지는 등 시장 분위기가 좋지 않아 선제적으로 유동성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자금을 차입했다”고 했다.

당첨자들이 대거 계약을 포기하면서 508가구의 미계약분이 발생한 경기도 의왕시의 한 아파트 단지 공사현장 모습. / 연합뉴스

계열사로부터 자금을 수혈 받고 있는 중견 건설사는 한둘이 아니다. 시공능력평가 14위인 대방건설은 지난 한달 간에만 계열사 두 곳으로부터 총 139억원을 ‘운영자금’ 명목으로 차입했다. 디엠개발로부터 52억원, 대방개발기업으로부터 87억원 등이다. 이외 시공능력평가 18위 중흥토건, 신영, 광주광역시 지역 건설사 세종건설산업 등이 지난달 계열사로부터 자금을 빌렸다.

자금차입에 어려움을 겪은 끝에 도산처리된 건설사도 있다. 경남지역 도급 순위 18위인 동원건설산업은 지난달 말 최종 부도처리됐다. 지난 22년 간 경남 창원에서 기반을 다진 동원건설산업은 지난달 두 차레에 걸쳐 경남은행에 도래한 총 22억원의 어음을 결제하지 못해 결국 쓰러졌다.

당시 장기영 동원건설산업 대표는 입장문을 통해 “부도 위기를 이겨내기 위해 제도권 금융뿐만 아니라 연 30%가 넘는 고리 사채를 동원하는 등 노력을 다했지만, 결국 최종 부도를 면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9월엔 충남 지역의 지역 건설사인 우석건설이 납부 기한이 도래한 어음을 막지 못해 1차 부도처리 됐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인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받은 ‘최근 5년간 건설사 도산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개 건설사가 도산한 반면 올해는 상반기에만 8개의 건설사가 도산했다.

이같은 상황은 더 심화될 가능성도 있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자금조달지수는 37.3으로 전월(40.2) 대비 2.9포인트(P) 하락했다. 지난 9월(52.7)만 해도 50대를 기록하던 자금조달지수는 지난 10월 40대로 진입하더니 지난 달에는 30대로 떨어졌다. 자금조달지수는 기준선(100)을 중심으로 숫자가 낮을수록 자금조달이 어렵다는 것을 나타낸다.

주택산업연구원은 “부동산PF를 통한 기대수익이 감소하고 위험이 증가하면서 브릿지론에서 부동산PF 대출로 전환하는 것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했다.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롯데건설의 사례에서 보듯 대형건설사들은 그룹사란 방어막이 있지만, 규모가 작은 중견 건설사들은 스스로 자금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면서 “원자재 가격 상승, 부동산 시장 침체, PF 대출 어려움이 한번에 나타나면서 내부에선 내년은 물론 내후년까지 허리띠를 졸라 매야 한다는 소리도 나온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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