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피하려 조 2위?' 용두사미 스페인, 그냥 약한 팀이었을지도[월드컵 초점]

허행운 기자 2022. 12. 7.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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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이 힘든 16강전을 펼쳤다.

조별리그 완료시점에는 '스페인이 브라질을 피하기 위해 일부러 2위를 한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있었다.

그 점을 감안해서 우승후보 1순위 삼바군단을 피하려고 스페인이 내심 조 2위를 겨냥한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었다.

일찌감치 조별리그를 탈락한 독일과 16강에 그친 스페인에 너무나도 가혹한 2022 카타르 월드컵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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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허행운 기자] 스페인이 힘든 16강전을 펼쳤다. 승리 확률 62%까지 점쳐질 정도로 객관적 전력에서 우위라는 평가였지만, 경기력은 최악이었다. 치욕적인 고전 끝에 더 부끄러운 승부차기 패배를 안고 비행기에 오르게 된 무적함대다.

ⓒAFPBBNews = News1

스페인은 7일(이하 한국시간) 오전 0시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16강전 모로코와의 맞대결에서 연장까지 0-0으로 맞선 끝에 맞이한 승부차기에서 0-3으로 무릎 꿇었다.

스페인의 '티키타카'와 모로코의 '사막축구'가 정면으로 충돌했다. 그리고 스페인은 해답을 찾지 못했다. 모로코가 깔아둔 사막에서 열심히 뛰어다니며 셀 수 없이 많은 패스를 주고 받은 스페인은 제풀에 지쳤다. 창의적인 패스나 번뜩이는 돌파가 없었고, 골 가뭄을 해결해줄 특급 골잡이도 없었던 그들은 결국 무뎌진 창끝의 단점을 해결하지 못하고 전·후반 및 연장 120분을 소득없이 0-0으로 마쳤다.

그리고 승부차기에서 충격적인 '3연속 실축'을 기록하면서 고개를 떨궜다. 지난 2018 러시아 월드컵 16강 러시아전부터 시작돼 유로 2020 4강 이탈리아전까지 이어진 '승부차기 악몽'은 이날도 스페인의 머릿속을 휘저었다. 승부차기를 위해 "천 번을 연습하라고 지시했다"는 루이스 엔리케 감독의 특급 대비도 아무 의미가 없었다.

ⓒAFPBBNews = News1

그렇게 스페인은 카타르를 떠나게 됐다. 지난 조별리그 첫 경기였던 코스타리카전을 7-0 압도적인 승리로 출발했던 그들이다. 그러나 이후 독일, 일본을 상대로 각 1골에 그치며 의심이 싹텄다. 그리고 이날 모로코를 상대로도 반전을 만들지 못해 의심이 확신으로 변했다.

조별리그 완료시점에는 '스페인이 브라질을 피하기 위해 일부러 2위를 한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있었다. 물론 물증은 없고 심증만 있었다. 해당 조 1위는 크로아티아와 16강전을 그리고 이어진 8강에서 브라질을 만날 확률이 존재했기 때문. 그 점을 감안해서 우승후보 1순위 삼바군단을 피하려고 스페인이 내심 조 2위를 겨냥한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었다.

그리고 그 의구심이 그들의 떨어진 경기력을 합리화해주긴 했다. 그런데 그것이 아니었다. 모로코를 상대로 기록한 굴욕적인 탈락은, 스페인이 일부러 1위를 안한 것이 아니고 그냥 2위를 할 전력이었다는 평가만 남길 뿐이다. 코스타리카전 대승은 그저 상대의 전력이 너무나도 약했기 때문이라 보는 것이 타당해졌다.

ⓒAFPBBNews = News1

미국 통계 매체 파이브써티에이트는 이날 스페인-모로코전에서 스페인의 승리에 68%의 확률을 부여했다. 모로코의 기세가 심상치 않은 것은 맞지만 그래도 '무적함대'의 이름값이 있기 때문이었을 터. 하지만 이제 스페인은 그 찬란했던 전성기를 내려놓아야할 위기다.

지난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사상 첫 우승을 차지하며 세계를 호령했던 '무적함대'는 그 이후 12년 동안 펼쳐진 3번의 대회에서 '조별리그 탈락-16강-16강'이라는 불명예스러운 성적표만 남기게 됐다.

이로써 일본-독일-스페인-코스타리카가 편성돼 죽음의 조로 불렸던 E조는 사실 진짜 '죽음의 조'가 아니었음이 밝혀졌다. 일찌감치 조별리그를 탈락한 독일과 16강에 그친 스페인에 너무나도 가혹한 2022 카타르 월드컵이 됐다.

 

스포츠한국 허행운 기자 lucky@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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