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경대] 권력의 오만

천남수 2022. 12. 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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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은 오만하다는데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오히려 오만하지 않은 권력이란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여길 정도다.

직장 내 상사가 나에게 권력을 갖고 있는 것은 내가 하고 싶은 일이나 직위, 급여, 승진과 같은 것을 통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줄리 바틸라나 교수는 권력을 가진 사람이 빠지기 쉬운 위험은 오만(hubris)과 자기 집중적 태도(self focus)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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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은 오만하다는데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오히려 오만하지 않은 권력이란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여길 정도다. 권력은 상대방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통제할 수 있는 힘, 그러니까 상대에게 그것을 줄 수도 있고, 배제할 수도 있는 현실적인 힘이다. 특정인을 대상으로 한다면, 그 사람에게 한정해서 권력을 갖고 있는 것이고, 사회나 국가, 세계를 향해 있을 때는 그 권력의 크기나 영향력은 무한대가 된다.

소모임에서도 권력의 작동을 접할 수 있다. 특정 역할이나 권한을 줄 수 있는 위치라면, 얼마든지 작은 권력을 행사할 수 있다. 직장 내 상사가 나에게 권력을 갖고 있는 것은 내가 하고 싶은 일이나 직위, 급여, 승진과 같은 것을 통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일즈맨 입장에서는 나의 물건을 선택할 권한이 있는 고객이 권력자가 될 것이고, 계약 당사자로서 ‘갑과 을’도 권력관계가 형성된다. 이렇듯 권력은 상대적으로 작동한다.

권력은 주로 최상위 의사결정권을 갖고 있는 사람에게 집중된다. 기업에서는 CEO겠지만, 정치인이 그 자리를 차지하는 경우가 많다. 정치인은 국가를 통해 매우 광범위한 영역에서 통제력을 발휘한다. 국회에서 법률을 만들고, 예산을 결정함으로써 관련 분야는 물론, 전 국민에게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런 점에서 권력은 상대 혹은 다수가 나에게 얼마나 의존하는지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 우리가 정치인을 두고 권력자라고 하는 까닭이다.

줄리 바틸라나 교수는 권력을 가진 사람이 빠지기 쉬운 위험은 오만(hubris)과 자기 집중적 태도(self focus)라고 했다. 오만은 자신이 가진 능력보다 크게 생각할 때, 자기 집중적 태도는 상대 견해를 받아들이지 않을 때 생긴다고 한다. 그러므로 권력이 오만함을 버리는 길은 스스로 겸손해지는 것이다.

그런데 ‘절대 권력은 부패한다’라는 말이 있듯, 권력은 오만함에 그치지 않고 오히려 더 큰 욕망을 추구한다. 욕망에 가득찬 ‘권력의 오만’이라는 유령이 대한민국을 배회하고 있다.

천남수 강원사회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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