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우린 이재명과 한배 탔다”… 김만배, 작년 10월 남욱 회유

이세영 기자 2022. 12. 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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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 작년 10월 미국있던 南에 전화

대장동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이 김만배씨가 작년 10월 남욱 변호사에게 ‘천화동인 1호 실소유주’ 의혹과 관련해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현 민주당 대표)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말을 바꾸도록 회유했다는 취지의 진술 등을 확보해 수사 중인 것으로 6일 전해졌다.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왼쪽) 와 남욱 변호사가 5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2.12.5 /연합뉴스

천화동인 1호 실소유주 의혹은 작년 10월 9일 한 언론이 정영학 회계사(천화동인 5호 소유주)가 검찰에 제출한 녹취록에 김만배씨(화천대유 대주주)가 “대장동 사업에서 내 몫의 배당금 절반(24.5%·천화동인 1호 지분)은 ‘그분’ 것”이라고 말한 부분이 있다고 보도하면서 논란이 되기 시작했다. 이 보도가 나온 뒤 김씨 변호인은 “그와 같은 말을 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했지만, 정작 김씨 본인이 작년 10월 11일 검찰 조사 직후 “구(舊)사업자 간 갈등이 번지지 않게 하려는 차원에서 그렇게 말했다”고 하면서 의혹이 커졌다.

이런 상황에서 남욱씨(천화동인 4호 소유주)가 작년 10월 12일 미국 현지에서 JTBC와 화상 인터뷰를 하면서 ‘(대장동 사업에서) 명목상으로 드러나지 않는 실질 지분이 있나’라는 질문에 “이 부분의 진실은 유동규(전 성남도개공 본부장), 김만배 그들만이 알고 있을 것”이라며 “두 분이 진실을 밝혀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남씨는 이어 “(김씨가 평소에 유씨를) ‘그분’이라고 지칭한 기억은 없다”고 했다. 이에 따라 ‘그분’은 유동규씨의 윗선이라는 추측이 제기됐다. 이 인터뷰는 이재명 대표가 작년 10월 10일 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직후에 나온 것이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김씨는 이 인터뷰가 보도된 뒤 남씨에게 카카오톡 보이스톡으로 전화를 걸어 ‘우리는 이재명 (성남)시장과 한배를 탔는데 네가 그렇게 언론 인터뷰를 해버리면 어떡하느냐’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이후 남씨는 언론 인터뷰에서 다른 말을 했다. 그는 작년 10월 16일 귀국길에 미국 로스앤젤레스(LA) 공항에서 JTBC와 2차 인터뷰를 하며 “(지난 인터뷰에서 말했던) ‘그분’ 때문에 난리가 났다. (이재명 대표) 지지율이 막 떨어지고”라며 “제가 알고 있는 한 거기(이 대표)는 관계가 없다”고 했다. 또 “12년 동안 그 사람(이 대표)에게 얼마나 많이 (로비 시도를) 해봤겠나. 씨알도 안 먹힌다”는 말도 했다. 이후 이재명 대표 측은 남씨의 2차 인터뷰 내용을 근거로 대장동 사건과 무관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검찰은 김만배씨가 자신의 대장동 사업 지분 49%의 절반인 24.5%를 정진상·김용·유동규씨 몫으로 배분했고, 공통 사업비를 제외하고 428억원을 지급하기로 최종 약속했다고 결론 내린 상태다. 남씨도 지난달 21일 법정에서 ‘지난해 (검찰) 조사 때 이재명 대표 측 지분을 말하지 않은 이유가 있느냐’는 검찰 측 질문에 “선거(대선)도 있었고 개인적으로 겁도 났고 입국하자마자 체포돼 조사받느라 정신이 없어서 솔직하게 말씀 못 드린 부분이 있다”고 했다. 지난달 22일 자택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선 “1년 전에는 이 대표가 지지율 1등인 대선 후보였다. 더군다나 나는 그쪽에 대선 정치 자금까지 준 상황이어서 말을 할 수 없었다”라고 했다. 또 지난달 25일 재판에서 ‘이재명 시장 측 지분의 의미는 유동규, 정진상, 김용뿐 아니라 이재명 시장까지 모두 포함하는 의미’라는 취지의 진술도 했다.

검찰은 김씨가 남씨를 회유하는 과정에 이 대표 측근인 정진상(구속)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관여했는지도 수사 중이다. 검찰은 정 실장의 압수 수색 영장에서 “정진상은 김만배를 회유하며 대책을 상의하기 위해 작년 9월 28일 유동규에게 김만배의 연락처를 알아봐달라고 부탁했고, 유동규는 남욱 등을 통해 김만배 연락처를 확보한 후 정진상에게 전달했다”고 했다. 김씨가 정 실장과 통화 후 남씨 회유에 나섰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김씨는 이날 ‘회유 의혹’에 대한 진위 여부를 묻는 본지 전화, 문자 메시지에 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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