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미래 강원 노포 탐방] 26. 홍천 은영이네
홍천중앙시장 1층 골목골목
홍천자랑거리 ‘총떡’ 점포 다수
국내산 100% 메밀가루 사용
고수익 보다 향토음식 사명감
밀가루 없어 뒷맛까지 깔끔
강원도는 메밀의 고장이다. 메밀막국수부터 메밀전병 등 도 전역에는 메밀을 활용한 수많은 음식이 자리하고 있다. 홍천에서는 메밀전병을 ‘총떡’이라 부른다. 총떡은 메밀가루를 묽게 반죽해 얇고 둥글게 굽다가 소를 놓고 돌돌 말아 감으면서 지져낸 부침개이다. 강원도의 대표 향토음식으로 알려져 있다. 총 같이 길어서 ‘총떡’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하는 주장도 있다.
홍천에는 홍천총떡의 줄임말로, 브랜드화된 ‘홍총떡’이 있다.
홍천중앙전통시장 1층에 들어서게 되면 골목골목마다 영업하고 있는 많은 홍천총떡 집을 만날 수 있다. 현재 시장 내부에 총떡을 전문으로 취급하고 있는 점포가 10곳이 넘고, 주말마다 홍총떡을 찾는 손님들로 북적인다. 이 중에서도 홍천 총떡을 브랜드로 내세운 1호점은 ‘은영이네 홍총떡’이다.
은영이네 총떡집은 1994년 문을 열었다. 장녀의 이름을 따서 지은 은영이네는 어느새 시장에서만 30년이 다 돼가고 있다. 당시만해도 강원도 곳곳에서는 총떡은 전병이라는 이름으로 널리 알려져 있었다. 개업 초반까지만 해도 전병을 누가 사서먹겠느냐는 분위기가 강했다. 한 때 수입이 없었을 때도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전병을 사서 먹는 것이 하나의 흐름으로 바뀌면서 가게의 운영도 안정적인 기류에 접어들게 됐다.
은영이네 가게가 문을 연 지 23년이 정도 지난 2017년. 홍천군은 전통시장을 찾는 이용객이 점점 줄어들자 이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을 찾아 나섰다. 그 중 하나가 홍천 메밀을 활용한 메밀전병, 즉 홍천 총떡을 브랜드로 만드는 것이었다. 군 농업기술센터는 전통시장에서 메밀전병을 만드는 상인들에게 국내산 메밀 활용을 적극 권장했다. 그러나 비교적 저렴한 수입산 메밀가루를 활용하는 것이 수익에는 더 좋기 때문에 상당수 상인들이 꺼렸다. 하지만 은영이네 대표 유경순씨는 달랐다. 유씨는 향토음식을 만드는데 수입 메밀가루를 사용하는 것이 옳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 군이 제안한 국내산 메밀가루 100%를 활용한 메밀전병 제작에 뛰어들었다.
유씨는 “국내산 메밀가루가 수입가루에 비해 거의 두 배정도 비쌌다”며 “적정한 마진 창출을 위한 반죽 비율을 찾는데 가족과 함께 밤낮으로 연구했다”고 말했다. 두 달 정도의 시간이 지나고 드디어 적정한 반죽 비율을 찾는데 성공한 유씨였지만, 이익 창출이 문제였다. 수입 메밀가루를 활용한 메밀전병은 보통 1만원에 10장을 줬다면, 국내산 메밀가루를 사용해 팔게되면 1만원에 5장꼴로 줘야 이윤이 남았다. 같은 값에 적은 양을 파는 것은 모험에 가까웠으나, 국내산 메밀 사용을 적극 홍보한 결과 입소문을 타 지금은 강원도를 넘어 전국 곳곳까지 택배 포장판매를 하게 되고, ‘홍천 총떡’이 전국적으로 널리 알려지게 됐다.
홍천총떡의 특징은 ‘색’에서 드러난다. 보통의 강원도내 메밀전병·총떡은 전체적으로 검은빛을 띄는 경우가 많은데 반해 홍총떡은 하얗다. 이는 반죽 제작 과정의 차이 때문에 발생하는데 유 씨의 말에 의하면 총떡 반죽을 만들때 밀가루 등의 다른 가루는 섞지 않고 오로지 국내산 메밀가루만 사용해 지금의 흰 빛을 띄게 됐다고 한다. 또 메밀전병의 경우 수입 메밀가루와 밀가루를 섞어 부치게 되므로 먹고 났을 때 입안에 맴도는 밀가루의 텁텁한 맛이 존재하지만 총떡의 뒷맛은 깔끔한 것이 또 다른 특징이다.
유씨는 최근 몸 건강이 좋지 않아 약 두달간 가게운영을 접고 병원에 지내면서 하나의 고민이 생겼다. 바로 건강이다. “언제까지 총떡을 만들며 지낼 지는 모르겠지만 최근 병치레를 하면서 그동안 잊고 지냈던 건강을 챙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총떡을 찾아주시는 고객들, 시장 방문객에게 감사하고 겨울철 감기와 코로나19 걸리지 않도록 유의하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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