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수사 다른데"…서울대병원 감사에 前검찰수사관 임명 논란
서울대병원 감사에 검찰 수사관 출신 퇴직 공무원이 임명돼 논란이 일고 있다. 교육부는 5일 서울대병원 감사에 박경오(61)씨를 임명했다. 박 신임감사는 서울시 보건직 9급 공무원으로 공직에 입문한 뒤 5급까지 승진했다가 퇴직했고, 이번에 감사가 됐다. 박 감사는 서울시 보건직 공무원 신분이면서 검찰에 파견돼 20년 넘게 수사 업무를 맡아왔다. 주로 보건·의약 분야나 마약 관련 범죄 수사를 했다고 한다.
박 감사 선임을 둘러싸고 지난 10월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논란이 일었다. 당시 더불어민주당 문정복 의원은 "감사와 수사는 다른 영역이다. 특히 공공의료와 의료 교육을 담당하는 국립대병원 감사는 전문성과 관련된 경험이 있어야 하는데 (신임 감사가) 수사 기법으로 감사를 하면 과연 병원이 적절하게 운영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박 감사는 지난 7월 감사 공모에 응모했고, 최종 후보자 2인에 포함됐다. 서울대병원 이사회는 2명의 후보를 교육부에 올렸고 교육부 장관이 5개월 만에 이번에 임명했다. 서울대병원 감사는 교육부 장관이 임명한다. 임기는 3년이다. 이 자리는 연봉 1억7000만원(세전)이며 운전기사와 차량을 제공받는다. 서울대병원 2인의 임원 중 1명이다(나머지 1명은 원장).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의료업무는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데, 검찰 수사관 출신이 와서 제대로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병원 측은 "법에 정해진 절차에 따라 공모가 이뤄졌고 임명된 것으로 알고있다"라고 말했다.
반면 서울대병원은 6개월 넘게 새 원장이 임명되지 않고 있다. 현 김연수 원장의 임기가 지난 5월말 끝났지만 후임자가 임명되지 않아 임기가 자동으로 연장되고 있다. 지난 8월 이사회가 2명의 후보로 압축해 추천했고, 대통령실 검증에 들어갔다. 하지만 넉달 째 감감무소식이다.
서울대병원 다른 관계자는 "두 후보가 검증을 통과하지 못해 무효 처리된 것으로 안다"며 "검증 불(不)통과 사실을 서울대병원 이사회에 통보하고 새로운 공모에 들어가야 하는데, 아무런 움직임이 없다"고 말했다.
사실상의 원장 공석 사태가 장기화하자 서울대병원의 주요 업무가 마비 상태에 빠졌다. 이도저도 아닌 어정쩡한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원장의 장기 공석이 이어지면서 병원이 돌아가지 않는다. 새 원장이 빨리 와서 생기를 불어넣고 새로운 계획을 세워서 밀고 끌고나가야 하는데 그런 게 멈췄다"고 말했다.
부산대병원도 지난 3월 이사회에서 후보자를 선출했지만 임명되지 않아 8개월째 진료부원장 직무대행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충남대병원과 제주대병원은 원장 후보 공고를 내지 않고 진료처장 직무대행 체제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대 치과병원도 지난 7월 임기가 만료된 구영 원장 후임이 결정되지 않아 구 원장의 임기가 자동으로 연장되고 있다.
신성식 복지전문기자 ss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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