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 금리 상승세 멈칫, 채권시장 해빙 오나

김도년 입력 2022. 12. 7. 00:04 수정 2022. 12. 7. 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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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붙었던 자금 시장에 해빙의 기미가 보이고 있다. 지난달까지 연일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던 기업어음(CP) 금리 상승세가 지난 1일부터 일단 멈췄다. CP는 통상 3개월 만기로 자금을 빌리는 단기 채권이다. 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CP 금리(91일물)는 연 5.54%로 지난 1일부터 나흘째 같은 금리를 유지 중이다. CP 금리는 지난해 8월 25일(0.97%)부터 서서히 올랐다. 상승세가 가팔라진 것은 강원도가 레고랜드 관련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의 채무불이행을 선언한 뒤부터다. 지난 10월 1일부터 이날까지 CP 금리는 2.23%포인트 뛰었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CP 금리 상승에 제동이 걸리자 시장에서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화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6% 후반대에서 거래되던 PF ABCP와 증권사 CP(A1 등급) 금리가 이달 초부터 5~6% 초반대로 하락하는 모습”이라며 “공사채·은행채 중심으로 시작된 온기가 채권시장 전체로 퍼져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분위기 반전을 이끈 건 역설적이게도 한국전력 채권(한전채)이다. 한전채는 최근 두 달간 초우량 신용등급(AAA)에도 이보다 등급이 낮은 회사채보다 높은 금리를 제시하면서 채권시장 교란의 주범으로 꼽혔다. 하지만 한전이 은행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등 채권 발행 물량을 조절하고, 정부가 유동성 공급 대책을 내놓으며 시장의 흐름이 달라진 것이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 결과 지난달 28일 한전은 민간 채권평가사들이 매긴 평균 금리(민평금리)보다 0.05%포인트 낮은 금리에 채권을 발행하면서 시장에 온기를 불어넣었다. 이후 지난 1일 한국도로공사가 민평 금리보다 0.084%포인트 낮게 채권 발행에 성공했다. 지난 4일에는 삼성카드·KB카드 등 AA+급 카드사 채권(여전채)도 민평 금리보다 낮은 금리에 거래됐다.

전문가들은 채권시장에 온기가 퍼진 데는 ‘나쁜 것이 좋은 것이다(Bad is Good)’는 논리가 작용했다고 풀이한다. 내년부터 예상되는 경기 침체나 금융 불안정 등으로 인해 주요국 중앙은행이 긴축 감속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채권금리를 낮췄다는 의미다.

정대호 KB증권 연구원은 “한국은행 내부와 정부 당국, 시장에도 금융 불안정을 이유로 한 기준금리 속도조절론이 나온다”며 “기준금리가 정점에 이를수록 단기채·우량채의 매력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정부가 지난 10월부터 기업 자금난 해소를 위해 채권시장 유동성 공급 대책을 잇달아 내놓고, 한전 등 공기업의 채권 발행을 자제토록 한 것도 채권금리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김도년 기자 kim.don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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