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Fed 내년에도 공격적 금리인상” 파장

나상현 입력 2022. 12. 7. 00:01 수정 2022. 12. 7. 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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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이번 달과 내년 2월 두 차례 연속으로 빅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가 시장에 감돌고 있다. 최근 발표된 미국 경제지표가 잇따라 호재를 나타내면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기대만큼 빨리 잡히지 않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Fed가 노동시장 과열로 내년에도 예상보다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며 “최종 금리 수준을 5% 이상으로 높이고, 내년 2월에도 빅스텝을 추진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Fed가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치고 공개할 최종 기준금리 전망 범위도 기존 4.5~5%에서 4.75~5.25%로 소폭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당초 시장에선 Fed가 수차례에 걸쳐 ‘속도 조절’을 강조한 만큼 12월 FOMC에서 빅스텝을 밟은 뒤 내년엔 시장 충격이 덜한 베이비스텝(0.25%포인트 인상)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WSJ는 “일부 Fed 위원들은 내년에 인플레이션이 충분히 감소하지 않을 위험이 있다고 보고 있다”며 2연속 빅스텝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럴 경우 미국 기준금리 상단은 내년 2월부터 2007년 이후 15년 만에 처음으로 5%대에 진입하게 된다.

Fed가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은 여전히 호재를 보이는 각종 경제 지표에 근거하고 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지난 2일 발표된 미국의 11월 비농업 일자리는 전년 대비 26만3000개 증가했는데, 이는 시장 전망치(20만 개)를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실업률도 3.7%를 기록하면서 당초 예상(4.5%)보다 낮은 모습을 보였다. 특히 인플레이션에 큰 영향을 미치는 시간당 평균 임금은 1년 전보다 5.1% 증가하면서 시장 전망치(4.6%)를 상회했다. 미 공급관리협회(ISM)가 5일 발표한 11월 비제조업(서비스) 구매관리자지수(PMI)도 전망치(53.7)보다 높은 56.5를 기록했다.

이 같은 경기 호재는 Fed가 원하던 흐름이 아니다. 고강도 통화 긴축에도 고용시장을 비롯한 미국 경제가 탄탄하다는 것은 물가 상승 압력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Fed가 물가 상승률 목표치(2%)를 달성하기 위해 기대 이상의 추가적인 금리 인상이 계속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투자자들도 내년 2월에 Fed가 빅스텝을 밟을 확률에 무게를 두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상 투자자들이 가장 높게 베팅하는 시나리오를 살펴보면 올 12월과 내년 2월 FOMC에서 2연속 빅스텝을 밟은 뒤 3월 FOMC에서 베이비스텝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 Fed가 예상보다 금리를 더 올릴 것이라는 공포심에 다우(-1.40%), 나스닥(-1.93%) 등 3대 뉴욕 지수들도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내년까지 고강도 통화 긴축이 이어지면 경기는 후퇴할 수밖에 없다. WSJ의 자체 설문조사에서 경제학자의 63%가 내년에 경기 침체가 올 것으로 전망했고, 지난달 열린 11월 FOMC 의사록에서도 올해 기준금리 인상이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경기 침체’ 단어가 언급되기도 했다.

채현기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연말 물가가 큰 폭의 둔화세를 보이지 않는 한 (경기 침체 우려에도) 중앙은행이 섣불리 통화 완화를 선택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나상현 기자 na.sangh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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