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트럼프월드 사업한 트럼프…대우그룹서 대출받은 사실 숨겼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옛 대우그룹으로부터 대출을 받았던 사실을 대통령 재임 시절 공개하지 않았다고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포브스는 뉴욕주 검찰총장이 확보한 트럼프 그룹문건을 토대로 L/P DAEWOO(대우)로 표시된 1980만 달러(약 262억원)의 미신고 채무 내역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999년 5월 부동산 개발업체 트럼프사 회장 신분으로 서울 여의도 대우트럼프월드 모델하우스를 방문했을 때 사진.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와 대우의 관계는 최소 2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대우는 1997년 뉴욕시 맨해튼의 고층건물 트럼프월드타워 개발 사업에 참여했다. 이후 1999년부터 2007년까지 트럼프와 대우는 서울 여의도와 용산 등지에서 비슷한 이름을 가진 6개 부동산 사업을 진행했다.

포브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채무가 트럼프월드타워 사업과 관련한 라이선스 비용 일부를 대우와 분담하기로 한 합의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채무액은 2011년부터 2016년까지 1980만 달러로 유지됐는데, 그가 대통령으로 취임하고 약 5개월이 지난 2017년 6월 30일에는 430만달러(약 57억원)로 떨어졌다. 또 그로부터 닷새 뒤인 2017년 7월 5일에 채무액이 사라졌는데, 누가 대출금을 갚았는지는 기록되지 않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기간과 대통령 취임 후에 제출한 재산 내역에서는 대우와 관련한 이런 대출금 내역은 누락돼 있다.

포브스는 “전직 대통령이 오랫동안 부채를 비밀로 유지했다는 사실은 정부의 윤리적 보호 장치가 얼마나 취약한지, 또 트럼프가 2024년에 다시 대선에 출마하면 이를 얼마나 쉽게 뚫을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나기천 기자 n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