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레의 쾌유를 기원하며…하나로 뭉친 삼바 군단
브라질, 경기 뒤 ‘현수막 세리머니’
6일 카타르 도하의 구칠사(974)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한국과의 16강전에서 4-1로 승리한 브라질 축구대표팀 선수들은 경기 뒤 현수막 하나를 펼쳐 들었다. 현수막에는 ‘펠레’라는 글자와 함께 ‘축구 황제’ 펠레(82)의 사진이 담겨 있었다. 암 투병 중인 선배 펠레의 쾌유를 기원하는 세리머니였다.
선수뿐 아니라 이날 경기 중 브라질 관중도 대형 펼침막을 관중석에서 펼쳤다. 펼침막에는 펠레의 사진과 ‘쾌유하세요’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
펠레는 지난해 9월 대장암이 발견돼 수술을 받은 뒤 브라질 상파울루 병원에서 항암, 호흡기 질환 치료를 받고 있다. 통원 치료하던 펠레는 최근 다시 건강이 악화했고, 입원한 뒤 병상에 누워 대표팀을 응원하고 있다. 펠레는 최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병원에서 TV로 경기를 보며 대표팀을 응원하고 있다”며 “우승 트로피를 가져오라”고 썼다. 이 소식을 전해 들은 브라질 선수들과 팬이 이날 투병 중인 그를 응원하는 세리머니를 펼친 것이다.
한국과의 16강전에서 골을 넣어 펠레의 브라질 역대 A매치 최다 득점 기록(77골)에 1골을 남겨 두고 있는 네이마르는 인터뷰에서 “우리는 16강전 승리로 펠레를 위로할 수 있었다”며 “펠레가 빨리 건강을 되찾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선수들이 들었던 현수막에 있던 펠레 사진은 1970 멕시코 월드컵 결승전 때 촬영된 펠레의 대표적인 사진 중 하나다. 당시 30살이던 펠레는 이탈리아와의 결승전 전반 18분 헤더로 선제골을 터뜨렸다. 이어 옆에 있던 동료 자이르지뉴의 품에 안긴 채 오른손을 들고 환호했다. 브라질은 이탈리아에 승리했고, 줄리메컵을 들었다.
김경학 기자 gomgo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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