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김건희 비공개 일정이라더니 동정심 자극하는 사진 찍고 만천하 공개”
장 의원 “촬영팀 인원·소속·장비목록 제출하라” 요구
더불어민주당은 6일 대통령실이 김건희 여사의 이른바 ‘빈곤 포르노’ 의혹을 제기한 장경태 의원을 경찰에 고발한 것에 대해 “불편한 의혹 제기와 비판을 못 하도록 입에 재갈을 물리겠다는 그 태도가 참으로 좀스럽고 치졸하다”며 “비공개 일정이라 언론 취재도 없었으면서 정작 대통령실과 김 여사는 한 가정의 아픈 아이와 동정심을 자극하는 사진을 찍고 만천하에 공개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는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특정인을 향한 대통령실의 첫 법적 조치가 야당 의원 명예훼손죄 고발”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김 여사는 지난 12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선천성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소년 집에 방문해 아픈 아이 사진을 찍었다.
장 의원은 이를 두고 ‘빈곤 포르노’라고 지적했고 대통령실은 그를 명예훼손 등으로 고소했다.
이에 대해 대책위는 “국회의원은 국민이 갖는 의혹에 대해 대신 지적하고 확인할 책무와 권한이 있다”며 “야당 의원의 입에 재갈을 물리겠다는 것인지 김 여사에 대한 비판은 아예 원천 봉쇄하겠다는 것인지 알 수 없다”고 질타했다.
이어 “당시 김 여사는 캄보디아 정부가 주최한 각국 정상 배우자 프로그램에 불참하고 대신 캄보디아 심장병 환아의 집에 찾아가는 개별 일정을 가졌다”며 “이 사진을 두고 주빈국과의 외교적 관계와 국익, 아동의 인권은 무시한 채 김 여사 개인의 이미지 메이킹에만 치중한 것 아니냐는 비판과 의혹이 크게 일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면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 해명하면 끝날 일이고 비판이 정당하지 못하다면 충분하게 반박하면 될 일”이라며 “국민의 삶과 일상에서 자유민주주의의 가치를 온전히 느낄 수 있도록 소중하게 지켜나갈 것이라고 하더니, 윤석열 대통령이 그렇게 강조하는 자유민주주의가 이런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대책위는 대통령실에 ”당시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사진과 영상, 수행인력과 장비 등 객관적 자료 일체를 국민 앞에 공개하라“며 ”객관적인 자료를 공개한다면 김 여사의 캄보디아 사진과 관련된 모든 의혹은 깔끔하게 해소될 것이고 떳떳하다면 굳이 공개 못 할 이유가 없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대통령실이 장경태 최고위원에 대한 고발을 취하하는 것으로 결자해지하라“며 ”이것이 윤 대통령이 강조하던 ‘정치의 투명성’과 ‘국민과의 소통’을 기반으로 한 해결책“이라고 강조했다.
대책위는 윤 대통령을 향해 ”야당 국회의원에 재갈을 물리는 속 좁은 정치, 부끄럽지 않나“라며 ”대통령답게 부디 정치를 대승적으로 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장경태 의원은 김 여사가 동남아 순방서 만난 캄보디아 소년의 국내 치료와 관련 “수술을 주선한 것처럼 얘기했다”면서 ‘숟가락 얹기 논란’을 언급했다.
장 의원은 지난달 29일 오전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한 자리에서 “김건희 여사의 ‘숟가락 얹기 논란’, 상당히 큰 의혹이 제기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통령실은 김건희 여사의 방문으로 캄보디아 소년에 대한 국내외 후원 문의가 쇄도하면서 ‘마침내 생명의 길이 열렸다’라고 수술을 주선한 것처럼 이야기했다”고 지적했다.
장 의원은 이 자리에서 이재명 대통령실 부대변인이 김 여사 방문 후 서울 아산병원에서 캄보디아 소년 수술이 추진된 것이라고 말했다는 진행자의 발언에는 “그렇다”고 동의하면서도 “비영리 사단법인 위드헤브론 측은 ‘로타(캄보디아 소년)군은 이미 한국 치료 계획이 예정된 상태였다’, ‘그래서 김 여사 방문 후 계획에 전혀 영향이 없었다. 꾸준히 저희는 검토 중이었다’라고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위드헤브론 공식 블로그에 보면 지난 5월에 이미 로타군 관련 사연이 소개돼 있다”며 “이미 한국 의료진이 8월 이후에 방문키로 되어 있고 그 후에 치료받을 예정이라고 이미 공개가 되어 있었다”고 밝혔다.
장 의원은 “그래서 저도 추가로 조사하고 있었는데, 아산병원에서도 헤브론 의료진과 저희 의료진이 연결돼 있어서 무료 수술하기로 했었다”며 “‘김건희 여사의 방문으로 치료가 결정된 것이냐’라는 질문에는 ‘그 부분은 잘 알지도 못하고 말씀드리기 곤란하다’고 했다. 아산병원은 당연히 ‘곤란하다’는 표현을 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실에서는 마치 김건희 여사가 방문함으로써 아이에게 치료길이 열린 것처럼 이야기 했지만, 지금 위드헤브론과 아산병원 입장에서는 아니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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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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