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가능해?”...사막 가르는 170km 네옴시티 최대 난제는

김유신 기자(trust@mk.co.kr) 2022. 12. 6.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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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m 높이, 170㎞ 직선 도시
공기순환 차단, 재난 발생 우려

외벽 태양광, 모래가 효율성 발목
100만명 인구유입 비용도 관건
네옴시티 더라인
사우디아라비아 네옴 프로젝트는 빈 살만 왕세자가 석유중심 경제구조를 벗어나기 위해 추진하는 국책사업인 만큼 사우디 정부의 전폭적 지원이 예상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사우디 정부의 의지와는 별개로 프로젝트를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전력 공급, 에너지 효율화, 인구 유입 등과 관련한 여러 난제에 부닥칠 것으로 예상한다.

네옴 프로젝트는 사우디 북서부 타북주 약 2만6500㎢ 용지에 미래형 산업·주거·관광특구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네옴 프로젝트는 세부적으로 ‘더 라인’ ‘옥사곤’ ‘트로제나’ 등 3개의 사업으로 나뉜다. 옥사곤은 홍해 해안에 부유식 산업단지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트로제나는 네옴 산악지역을 인공 호수와 스키 리조트 등으로 개발해 매년 70만명이 방문하는 관광지로 조성하는 사업이다. 사우디는 이곳에서 2029년 동계아시안게임 개최를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이목을 끄는 사업은 ‘더 라인’이다. 총 길이가 170㎞에 달하는 거울형 직선도시를 만드는 프로젝트다. 잠실 롯데월드타워만한 높이(500m)에 폭 200m의 건축물이 사막 한 가운데 길게 늘어서게 된다. 이 같은 직선형 도시는 과거 냉전 시기 공산권 국가들의 초기 도시 모델로 활용됐다. 공산권 국가에서는 철도를 기반으로 도시가 만들어지다 보니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직선형 도시 모델을 적용했다.

하지만 도시의 확장성 측면에서 이 같은 직선형 모델이 한계를 드러내 최근에는 이 같은 모델을 채택하지 않고 있다. 박태원 광운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는 “도시 거주민들이 계획적인 선형의 도시에서만 거주하길 원하지 않기 때문에 도시 형태가 여러가지 모습으로 변화할 수밖에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난제는 사우디의 자연 환경이다. 사막 위에 신도시가 지어지는 만큼 고층 건축물로 인해 공기 순환이 가로 막혀 예상치 못한 재난이 발생할 수 있다. 또 건물 주변으로 모래 먼지가 쌓이는 한편 사우디가 ‘탄소제로’를 위해 계획한 건물외벽 태양광 발전 효율도 떨어질 수 있다. 정승현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스마트도시클러스터장은 “거대 건축물로 인해 공기 흐름이 막히면 주변에 오염이 발생할 우려가 크다”며 “더 라인엔 최첨단 기술이 집약되는 만큼 첨단 장비들이 구비될텐데 모래 먼지로 인한 잦은 고장 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지적했다.

무엇보다도 사람이 살고 있지 않은 빈 땅에 도시를 새로 짓는 만큼 인구를 어떻게 유입시킬지와 관련해 정부의 정교한 도시 설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우디는 2030년까지는 100만명, 궁극적으로는 900만명이 네옴 시티에 거주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같은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사우디 국민들의 이주 뿐만 아니라 전 세계 기업과 관련 종사자들의 입주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중동국가에서는 종종 메가 프로젝트를 완공해놓고 실제로는 사용인구가 적은 경우가 많다. 노진형 희림종합건축사무소 부사장은 “네옴 시티 구상에서 중요한 점은 기술보다 도시설계”라며 “건축물을 짓는 비용보다 대규모 인구를 유입시키기 위해 정부가 제공해야 할 당근(비용)이 더 클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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