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특성화고 위기…신입생 수백 명 미달 사태
[KBS 청주] [앵커]
충북의 직업계고가 최대 위기를 맞았습니다.
내년도 신입생 모집 결과, 수백 명이 미달 되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박미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증평의 이 특성화고는 내년도 신입생 168명을 뽑는 데 4분의 1인 44명이 지원했습니다.
지난해 지원자의 절반 수준으로 무려 74%, 124명이 미달 됐습니다.
제천의 이 특성화고는 92명을 뽑는 데 겨우 24%, 22명만 원서를 냈습니다.
청주도 사정은 좋지 않습니다.
충북 전체 특성화고 가운데 신입생 정원이 두 번째로 많은 이 학교도 49명이 미달 되는 초유의 일이 벌어졌습니다.
충북의 특성화고 9곳이 내년도 신입생을 358명이나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특성화고 교직원 : "학생들이 요구하는 학과를 개설하려고 노력하고 있고 많은 시설 투자를 하고 있지만, 근본적으로 학생 수가 줄어들고 있고 학생들이 인문계(일반계)를 원하기 때문에 상당히 어려움이 있습니다."]
특성화고 미달 사태 속에 내년도 일반계고 신입생 정원은 청주만 4백여 명이 늘었습니다.
중학교 졸업생 증가 폭과 학생·학부모의 진학 수요 등을 반영한 조치라는 게 교육청의 입장이지만, 인근 특성화고에는 직격탄이 됐습니다.
전문가들은 학생 수요 예측이 적절했는지에 대한 분석과 특성화고 학과 개편 등의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합니다.
특히 현장 실습, 일자리 연계 등 지역 사회 전반의 지원을 강조합니다.
[허영준/한국직업능력연구원 평생직업교육연구본부장 : "시·도 교육청, 나아가서 시청·도청과 연계해서 괜찮은 일자리가 무엇이 있는지 분석해서 계속 제공해야만 개별 학교에서는 그에 맞는 인력 양성에 필요한 학과를 만들 수 있는 구조가 형성될 수 있습니다."]
특성화고 회생을 위한 근본적인 진단과 대책 없이는 만성 미달 사태를 넘어 존립 자체가 위기를 맞게 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미영입니다.
박미영 기자 (mypark@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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