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쩍 뛴 우윳값에…멸균·PB우유 인기가 껑충
멸균 매출 48%·PB 비중 45% 증가
오트밀크 등 대체우유 수요도 늘어
서울 관악구에 사는 직장인 A씨(32)는 최근 쇼핑몰에서 ‘특가 찬스’로 수입 멸균우유를 구매했다. 그는 “아침 식사로 시리얼과 우유를 먹고 라테와 유제품 등 우유가 들어간 식품을 즐기는데 매년 가격이 올라 멸균우유를 처음으로 샀다”며 “국산 우유보다 맛은 떨어지지만 영양면에서 차이가 없어 앞으로도 국산 우유를 대체할 제품을 찾아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우유 가격이 뛰는 밀크플레이션이 현실화하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멸균우유 등 국산 일반우유를 대체할 유제품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6일 편의점 CU에 따르면 올해 1~11월 멸균우유 매출은 전년 동기 대기 48.4%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흰 우유 전체 매출 신장률(23.7%)보다 2배가량 높다. 리테일앱 분석서비스 와이즈앱의 ‘10월 온라인몰 유제품 구매 동향’에서도 ‘인기 제품 톱10’을 모두 멸균우유가 휩쓸었다. 고물가 속 저렴한 가격과 장기간 보관이 가능해 멸균우유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와이즈앱은 설명했다.
멸균우유는 135~150도에서 균을 사멸시켜 부패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1년까지 보관할 수 있다. 국내 우유에 비해 신선도와 맛은 다르지만, 주요 영양 성분은 차이가 없다. 인터넷에서 ℓ당 1000원대에 살 수 있어 국내 우유에 비하면 반값 수준이다.
지난달 우유 원유 가격 인상으로 우유를 비롯한 유제품 가격이 덩달아 오르고 있다. 흰 우유 1ℓ 가격은 6.6% 올라 대형마트에서는 2800원대에 구매할 수 있다. 유제품 가격도 올랐다. 빙그레의 일부 아이스크림과 롯데제과 파스퇴르 발효유 가격은 이달 10% 뛰었다. hy 발효유 제품도 6~7% 인상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유통사 자체브랜드(PB) 상품도 인기다. 이마트에 따르면 흰 우유 판매에서 PB우유(왼쪽 사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11%에서 지난해 13%로 올랐고, 올해 11월까지 17%로 상승했다. 홈플러스에서도 올해(1~11월) PB우유 매출이 전년보다 45% 늘었다. PB우유는 유통구조 단순화 등으로 일반우유보다 30%가량 저렴하다. 대형마트 3사는 소비자 부담을 낮추기 위해 자사 PB우유의 가격을 당분간 동결키로 했다.
유통기한이 길고(6~7개월 상온보관) 건강·다이어트식으로 인식되는 ‘대체우유’에 눈길을 돌리는 이들도 있다. 대체우유는 아몬드와 쌀, 귀리 등 다양한 식물성 원료에서 단백질 성분을 추출해 우유처럼 만든 음료다. 유업계는 사업 다각화와 소비자 수요를 맞추기 위해 대체우유를 선보이고 있다. 매일유업과 남양유업은 각각 어메이징오트(귀리·오른쪽)와 아몬드데이 등을 출시하고, 커피전문점들도 오트밀크를 음료 주문 시 기본 선택 옵션으로 도입하고 있다.
김은성 기자 k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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