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드론, 러시아 본토 450㎞ 들어가 공군기지 공격
장거리 전략폭격기 배치된 곳
연료탱크 폭발로 사상자 발생
러 본토 방공망 취약성 드러내
러, 미사일 70여발 날려 보복
우크라 주요 도시 인프라 타격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영토에 있는 공군기지를 드론으로 공격해 사상자가 발생했다. 러시아 본토에 대한 장거리 공격을 단행한 것이다. 러시아는 곧바로 미사일 70여발로 우크라이나의 주요 인프라를 타격하며 반격에 나섰다.
우크라이나군이 5일(현지시간) 국경에서 450㎞ 이상 떨어진 러시아 중서부 도시 랴잔의 댜길레보와 사라토프주 옌겔스 공군기지를 드론으로 공격해 3명이 숨졌다고 러시아 국방부가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는 저고도로 비행하던 우크라이나 드론이 격추됐고, 이 과정에서 랴잔 기지에서 3명이 숨졌으며 항공기 2대가 경미한 손상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국영 타스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구조 당국은 연료탱크 폭발로 사상자가 발생했으며 부상자는 6명이라고 밝혔다. 옌겔스 기지에서도 폭발 사고가 발생해 2명이 다쳤다. 이 기지는 러시아의 장거리 전략폭격기가 배치된 곳으로 알려져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소행임을 뒷받침할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하지만 한 우크라이나 관리는 뉴욕타임스와의 익명 인터뷰를 통해 드론이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출발했다고 확인했다. 러시아의 주장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우크라이나는 지난 2월 러시아의 침공 이후 적진 가장 깊숙한 지역에 공격을 시도한 것으로 기록된다.
랴잔 기지 공격 다음날인 6일에는 우크라이나와의 국경에서 100㎞ 떨어진 러시아 남서부 도시 쿠르스크의 군용 비행장이 드론 공격을 당했다. 쿠르스크 지역 당국은 공격 배후는 밝히지 않은 채 이 공격으로 연료저장고가 폭발했으며 사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번 공격이 러시아 본토 방공망의 취약성을 드러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러시아 일부 매체들은 이번 공격에 사용된 드론은 1970년대 후반부터 옛 소련군이 운용했던 투폴레프 Tu-141이라고 보도했다. 친러 성향 타블로이드지 콤소몰스카야 프라우다의 기자 알렉산드르 코츠는 자신의 텔레그램에 “그것(드론)은 자유롭게 러시아 연방 영토를 거의 650㎞나 비행했다”면서 “구소련은 스텔스 기술이 최신 경향이 되기 훨씬 전에 이 기술을 습득한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러시아는 드론 공격을 당한 직후 우크라이나 전기·수도 시설을 대상으로 우크라이나 전역에 70발의 미사일을 날렸다. 수도 키이우를 비롯해 남부의 최대 물동항 오데사,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의 고향 크리비리흐, 유럽 최대 규모 원전이 있는 자포리자까지 공격당했다. 우크라이나는 이 중 60발을 방공미사일로 요격했다고 밝혔지만 최소 4명이 목숨을 잃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화상연설을 통해 키이우, 빈니차, 지토미르,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 오데사, 흐멜니츠기, 체르카시 지역에서 비상전원이 차단될 것이라고 알렸다. 그는 접경국 몰도바에서도 전력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면서 러시아의 군사행동은 “우크라이나뿐만 아니라 지역 전체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비난했다. 5일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 도중 파편이 몰도바 북부 우크라이나 접경 지대에도 떨어졌다.
군사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전기·수도 시설 집중 공격을 우크라이나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한편, 대규모 피란민을 발생시켜 이들을 받아들여야 하는 유럽국들의 우크라이나 지지를 약화시키려는 의도로 보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현재 많은 지역에서 눈이 내리고 영하의 기온을 보이고 있으며, 수백만명이 전기와 수돗물을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BBC는 많은 주민들이 저체온증으로 죽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떨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는 이번 공격을 포함해 최근 8주 새 우크라이나 인프라를 대상으로 8차례 대규모 공습을 벌였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인프라 대상 8차 공습이 실시된 5일 유럽연합(EU)은 러시아산 원유의 해상 운송을 금지했고, 주요 7개국(G7)은 러시아 원유 가격 상한제 실시에 들어갔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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