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꺾이지 않았던’ 응원…심야·추위 이겨내고, 안전 챙겼다
[앵커]
대표팀의 이번 도전은 멈췄지만 우리 모두를 충분히 설레고, 행복하게 만들어줬습니다.
"후회 남지 않게 모든 걸 쏟아부었고" "날마다 발전하고" "더 성장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앞으로도 축구로 기쁨을 드리겠다" 약속도 잊지 않았죠.
이 가운데 가장 어깨가 무거웠을 손흥민 선수는 "너무 죄송스럽다"는 말을 되풀이했습니다.
하지만 오늘(6일) 새벽 경기가 끝난 뒤 국민들의 대답은 한결 같았습니다.
#죄송금지 #다음월드컵 이렇게 '희망'이었습니다.
또 거리 응원에 나선 국민들은 뜨거운 환호와 격려로 눈.비 오는 차가운 새벽을 달궜습니다.
이지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새벽 4시, 영하권 한파에도 시민들은 광장을 가득 채웠습니다.
["대한민국!"]
언 손에 입김을 불어가며 목청껏 구호를 외칩니다.
겹겹 껴입은 외투, 꼭 쥔 손난로에도 추위는 파고들지만, 응원의 열기를 식히진 못했습니다.
[김강/경기도 파주시 : "저는 항상 거리 응원 나왔었거든요. 16강 달성한 만큼 지금부터는 즐겼으면 좋겠어요."]
가나전엔 빗줄기, 브라질전엔 눈발이 응원객들을 괴롭혔지만, 대표팀 선전을 보는 것으로 악조건은 다 사라진 듯했습니다.
새벽 관전을 위해 휴가까지 낸 직장인도 있었고 학생들은 공부를 잠시 미뤘습니다.
[고경민/서울시 성북구 : "월드컵은 4년에 한 번인데 시험은 또 볼 수 있으니까..."]
["와, 리스펙트!"]
상대팀 활약에도 기꺼이 박수쳐주는 관중들, 승부에 집착했던 과거와는 사뭇 달라진 문화를 보여줬습니다.
[곽현준/경기도 구리시 : "강팀 상대로 밀리지 않고 자신들의 축구를 한 것에 대해 정말 큰 존경을 표하면서 정말 재밌는 경기 감사합니다."]
["통로에 서 있으면 안 돼요."]
이태원 참사를 겪고 나서 다중밀집 행사를 치르다 보니, 무엇보다 '안전'에 가장 신경 썼던 것도 전과 다른 풍경이었습니다.
시민들은 '통제'에 기꺼이 협조했고 스스로 질서유지 작업을 돕기도 했습니다.
[이용섭/안전요원 자원봉사자 : "축구 팬으로서 축구를 너무 보고 싶어서 왔지만 그래도 대한민국이 한번 아픔이 있어 가지고 시민들의 안전이 우선이라 생각해서..."]
배려와 합심으로 사고 없이 치러낸 응원 행사, 시민들은 그 자체로 다친 마음을 잠시 보듬는 치유의 시간을 나눴습니다.
KBS 뉴스 이지은입니다.
촬영기자:최석규 서다은 김현민 조원준/영상편집:김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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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기자 (writte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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