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 대륙이 멈췄다…14억 중국인의 작별인사

이종섭 기자 2022. 12. 6.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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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쩌민 전 국가주석 영면
시진핑 국가주석, 리커창 총리, 리잔수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을 비롯한 중국 지도부와 후진타오 전 국가주석 등이 지난 5일 베이징 인민해방군 종합병원에 안치된 장쩌민 전 국가주석이 입관하기 전 마지막 인사를 하고 있다. 베이징 | 로이터·AFP연합뉴스
‘국장’ 성격 추도대회 거행
중 전역서 경적·방공 경보
금융거래도 동시에 중단돼
시진핑 “더 긴밀히 단결을”
온라인서 애도한 누리꾼들
캐리커처·추모 글 등 공유
‘상대적으로 자유롭던 시기’
장쩌민 집권기 회상하기도

중국 3세대 최고 지도자인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이 영면했다. 장 전 주석 장례위원장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생전 그의 업적을 기리며 “전면적인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 건설과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위해 단결·분투하자”고 역설했다.

지난달 30일 사망한 장 전 주석 국장(國葬) 성격의 추도대회가 6일 오전 10시(현지시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거행됐다. 추도대회 개시와 함께 14억 전 중국인이 3분간 묵념했고, 전국에서 경적과 방공 경보가 울렸다. 묵념이 진행되는 3분 동안 중국에서 주식과 선물, 외환 등 모든 금융시장이 거래를 중단했다. 당정 기관과 국유기업 등 일선에서는 장례위원회 결정에 따라 이날 관영 CCTV를 통해 생중계된 장 전 주석 추도대회를 단체 시청했다.

추도대회는 중국 공산당 전·현직 지도부를 비롯한 당·군·정 인사들과 장 전 주석의 부인 왕예핑(王冶平) 여사 등 유가족이 참석한 가운데 차이치(蔡奇) 당 중앙서기처 서기의 사회로 약 1시간 동안 엄숙한 분위기 속에 치러졌다.

장 전 주석 장례위원장인 시진핑 국가주석은 이날 추도사를 통해 “전 당과 군, 전국 각 민족 인민이 장쩌민 동지와 같은 위대한 인물을 잃은 것에 무한한 비통함을 느꼈고 세계 각국 인민과 지도자들도 깊은 애도를 표했다”며 “우리가 그를 우러러보고 그리워하는 것은 그가 일생의 심혈과 정력을 모두 인민에 바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은 이어 장 전 주석이 걸어온 길과 생전의 업적을 일일이 열거했다. 그는 “1980년대 말과 1990년대 초 세계 사회주의는 중대한 굴곡을 겪었으며 일부 서방 국가들의 제재로 인해 우리나라 사회주의 사업 발전은 어려움과 압력에 직면해 있었다”며 “중대한 역사적 고비에서 장쩌민 동지는 당의 중앙영도집단을 이끌고 개혁개방을 견지하며 중국 특색 사회주의의 위대한 사업을 수호했다”고 말했다.

이날 시 주석의 추도사는 50분가량 이어졌다. 그는 추도사 끝에 “전 당과 군, 전국 각 민족 인민은 당 중앙 주위에 더욱 긴밀히 단결해 전면적인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 건설과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추진하기 위해 분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고 지도자 자리에서 물러난 이후에도 공산당 3대 파벌 가운데 하나인 ‘상하이방’을 통해 한동안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했던 장 전 주석은 지난달 30일 상하이에서 96세를 일기로 사망했다. 그는 미묘하게도 중국 내에서 코로나19 방역 정책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촉발된 시점에 세상을 떠나면서 긴장된 시위 국면을 추모 정국으로 바꿔놨다. 중국인들은 장 전 주석 사망 이후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시기였던 그의 집권기를 떠올리며 온라인상에서 추모 열기를 이어갔다. 누리꾼들은 이날도 장 전 주석의 모습이 담긴 캐리커처와 추모 글을 공유하며 그의 명복을 기원했다.

추도대회에 앞서 전날 베이징 바바오산(八寶山) 혁명공원에서는 시 주석을 포함한 현직 최고지도부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송별의식이 엄수됐고 이어 장 전 주석 시신은 화장됐다. 송별의식에는 지난 10월 당 대회 폐막식 때 강제로 퇴장당한 후진타오 전 국가주석이 모습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이날 추도대회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장례위원회는 추도대회 후 공고를 통해 “장쩌민 동지 서거 후 많은 국가의 원수와 정부 수반, 의회, 정당, 우호단체, 홍콩·마카오·대만 동포 등이 깊은 애도와 위로를 표한 것에 대해 감사한다”고 밝혔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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