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정까지 한 달도 안 남아…실효성 있는 심의 ‘물음표’
국교위 자체 정파성 논란에
의결 과정 ‘미흡 우려’ 제기
‘자유민주주의’ 용어를 끼워 넣고 ‘성소수자·성평등’ 용어와 노동교육, 생태전환교육 등을 삭제해 논란이 일고 있는 2022 개정 교육과정의 향방이 국가교육위원회의 손으로 넘어갔다. 새 교육과정을 확정해야 하는 법정 시한이 불과 한 달도 남지 않았고, 국교위 자체의 정파성 논란도 제기되고 있어 내실 있는 심의·의결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교위는 6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대회의실에서 제4차 회의를 열고 교육부가 상정한 2022 개정 교육과정 심의본에 대한 심의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는 교육부가 2022 개정 교육과정의 총론과 교과별 주요 내용 등을 보고했으며, 국교위는 연말까지 2~3차례 회의를 더 거쳐 새 교육과정을 심의·의결할 예정이다.
국교위법에 따르면 교육과정 개발과 심의·의결, 고시는 모두 국교위 소관 업무로 되어 있다. 하지만 교육부가 지난해부터 2022 개정 교육과정 수립 절차를 밟고 있는 가운데 국교위가 출범하면서 이번 교육과정에 한해서는 교육부가 교육과정을 개발하고 국교위가 이를 심의·의결하면 교육부 장관이 고시하는 과도기적 체제로 운영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국교위법 부칙에 따라 이달 31일까지 새 교육과정을 고시해야 한다. 새 교육과정은 교과서 집필 등의 과정을 거쳐 2024년부터 2028년까지 초·중·고등학교에 학년별로 순차 적용될 예정이며, 2025년 고교학점제와 2028년 개편되는 새 대입제도의 틀이 되기 때문에 법정 고시 기한을 지킬 수 있도록 국교위와 충분히 협의했다는 것이 교육부의 설명이다.
하지만 고시까지 한 달도 남겨두지 않은 채 국교위 심의가 시작되면서 심의·의결이 미흡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지난달 ‘국가교육위원회 출범의 의미와 과제’ 보고서에서 “새 교육과정의 방향에 대한 논쟁이 상당하고 다양한 위원들로 구성된 국교위가 출범한 지 얼마 안 되는 상황”이라며 “국교위가 새 교육과정에 대한 면밀한 검토·협의를 거쳐 심의·의결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보수진영의 의견이 과도하게 반영됐다고 비판받은 새 교육과정이 국교위 심의에서 더욱 보수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원 21명 중 8명인 대통령·여당 추천 위원들이 대체로 강경 보수 성향인 데다, 국교위가 구체적 심의·의결 방안을 확정하지 않은 상태라 형식적인 심의가 진행될 경우 정부안이 그대로 통과되거나 보수진영의 의견이 추가로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
남지원 기자 somni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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