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과생 때문에 짜증나”...문과생 정시 얼마나 어렵기에

박윤구 기자(ygpark19@mk.co.kr) 2022. 12. 6. 21:0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9일 수능 성적표 배포
2023학년도 정시 지원 전략
작년 ‘불수능’보다 난도 떨어졌지만
국어-수학 표준점수 최대 13점 격차
대학별, 모집단위별 환산점수 따져봐야
[사진 = 연합뉴스]
문이과 통합 수능 2년차인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성적표가 9일 배포된다. 졸업생과 검정고시생을 합한 지원자 비율이 26년 만에 최대 수준(31.1%)으로 높아진 가운데 영역별 표준점수와 등급 등에 따라 최선의 입시 전략을 세워야 할 때다. 작년처럼 역대급 ‘불수능’이 펼쳐지진 않았지만 언어와 수학 영역간 표준점수 편차가 10점 이상 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과생들의 인문계열 교차지원이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에 따르면 2023학년도 전국 4년제 대학 정시 최초 모집인원은 7만6682명으로 전체 모집인원(34만9124명)의 22.0%를 차지한다. 직전년도(8만4175명)와 비교해 7493명 감소했지만 수도권 지역에서는 상위권 대학들이 정시 모집 확대 추세를 이어가면서 선발인원이 늘었다. 수험생 감소, 졸업생 증가, 정시모집 확대 등이 맞물리면서 대학별 지원자들이 연쇄 이동하면서 지방 사립대의 문턱은 더욱 낮아질 전망이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자연계열 상위권 비중이 큰 졸업생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의·약학계열과 상위권 주요대 자연계열 학과의 경쟁은 오히려 치열해질 것”이라며 “지방 소재 중하위권 대학은 수시 모집에 이어 정시 모집에서도 경쟁률이 하락할 가능성이 높아 수도권과 지방간 양극화 현상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인문계열, 이른바 ‘문과’생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이과생들의 교차지원에 따른 상경계열 합격선 상승 등을 염두에 둬야 한다. 문·이과 구분 없는 통합형 수능 1년차인 작년에는 이과생들이 통계학과나 경제학과, 자유전공학부 등에 교차지원하면서 합격선이 상승하는 현상이 발생했다. 특히 언어와 수학 간 표준점수 최고점 차이가 최대 13점까지 벌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이과생들의 교차지원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올해 수능 접수 인원 중 절반 가량은 수학 선택과목으로 미적분 또는 기하를 택한 바 있다.

또한 영어 영역은 대학별로 반영 비율 변화를 꼼꼼하게 확인해야 한다. 절대평가인 영어는 등급간 점수 차이에 따라 입시에 미치는 영향력이 달라진다. 경희대는 1~2등급 간 점수 차이를 8점에서 4점, 1~3등급 간 점수 차이는 22점에서 12점으로 변경했다. 세종대와 숙명여대는 1~2등급 간 점수 차이를 5점에서 2점으로, 광운대와 서울여대는 1~2등급 간 점수 차이를 3점에서 2점으로 변경하는 등 영어 영역의 영향력이 줄어들었다.

이치우 비상교육 입시평가소장은 “정시에서는 수능 반영 영역수, 가산점, 수능 영어 절대평가 반영 방식, 수능 활용 지표(표준점수, 백분위 등)에 따른 유·불리를 점검해보는 것이 우선”이라며 “동일한 대학 에서도 모집단위별로 영역별 반영 비율이 다를 수 있는데, 상위권 대학은 인문과 자연 모두 수학 영역의 반영 비율이 높은 편이다”라고 설명했다.

모집단위별로는 수시 모집 경쟁률 변화에 주목하면서 모의 지원 경향 등을 참고해볼 만하다. 올해 수시모집에서 약학과의 경우에는 경쟁률이 대체로 하락세를 그렸고, 학령인구 감소 등 여파로 인해 교대 선호도 역시 떨어졌다. 반도체 공학과를 비롯해 취업이 보장되는 채용계약학과 역시 수시 모집에서는 경쟁률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다만 일부학과는 N수생 선호도가 높은 논술 전형에 경쟁률이 크게 상승했다는 점은 변수다.

올해 상위권 일부 대학이 학과별 모집군 배치를 변경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중앙대는 간호학과 모집군을 다군에서 가군으로 변경했고, 가군 선발인 산업보안학과를 나군으로 옮겼다. 동국대(서울)는 인공지능(AI)융합학부를 컴퓨터공학, 멀티미디어공학과 통합하면서 다군 선발을 다시 폐지했다. 건국대(서울) 역시 다군 선발 학과 중 미래에너지공학, 스마트운행체공학, 스마트ICT융합공학, 화장품공학을 나군으로 이동했다.

성균관대는 소프트웨어학을 가군에서 나군으로 변경했는데 가군의 고려대, 연세대와 복수지원이 가능하게 되면서 경쟁률은 더욱 올라갈 전망이다. 세종대는 인문계열 모집군을 나군에서 가·나군으로 변경했고 상명대는 사범대학 모집군을 다군에서 나군으로 옮겨 전체 모집단위를 나군에 선발한다.

아울러 정시 모집에서는 주요 대학 대부분이 수능 100%로 학생을 선발하지만 일부 대학은 교과, 학생부 성적을 반영하기도 한다. 서울대는 올해 정시 모집 비중을 40%까지 늘리면서 수능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교과평가 반영을 도입했다. 5단계 형태의 교과평가는 진로와 적성에 따른 선택 과목 이수 내용 등 교과 이수 현황과 교과 학업 성적, 세부능력, 특기사항을 통한 학업 충실도를 살펴본다.

동국대(와이즈)와 가톨릭관동대 등은 수능, 교과 전형을 분리해 일부 학과를 학생부교과 성적만을 반영해 선발하며, 가야대와 경동대, 용인대, 경주대, 광신대, 한일장신대 등은 학생부 성적을 30~60%까지 정시 모집에 반영한다. 이 때문에 중하위권 수험생 중 학생부 성적이 우수하다면 수능 뿐 아니라 학생부 비중이 높은 대학을 우선적으로 선택하는 방안도 고려해볼 만하다.

선호대학의 정시 충원율과 수시 이월 인원까지 고려한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조언도 있다. 충원율이란 모집인원 대비 미등록 충원, 이른바 ‘추가합격’이 이뤄진 비율을 뜻하는데, 충원율이 높을수록 실질경쟁률이 낮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상위권 수험생의 경우에는 지원 비율이 높은 인기학과에 중복 합격자가 많아 비인기학과보다 오히려 인기학과의 충원율이 높은 편이다. 또한 일부 대학은 수시에서 모집인원을 다 채우지 못하고 정시로 이월시키는 경우가 있는데, 정시 원서 접수 직전에 공개되는 대학별 수시 이월 인원까지 고려해서 최종 결정을 내려야 한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목표로 하는 대학과 학과에 합격이 보장되는 성적을 받은 경우를 제외하고, 상향지원을 통해 희망대학에 합격하길 바라는 경우가 많을 것”이라며 “이때는 2~3년 정도 입시결과를 통해 대략적인 희망대학과 학과의 경쟁률과 충원율 등을 고려해 지원 여부와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밝혔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