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거] 디지털 광고판 단 서울 택시…그 이면엔 '로비 사슬'

정아람 기자 2022. 12. 6.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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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서울에서 택시 표시등 대신 디지털 광고판을 단 택시들, 꽤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시가 2년 전부터 시범 사업으로 시작해서 지금은 천 대 넘는 택시가 이런 광고판을 달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희 탐사팀 트리거가 확인한 결과, 이 사업을 독점하고 있는 벤처 회사가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분식 회계로 매출을 부풀려 사업권을 따내고, 지자체를 상대로 로비를 한 의혹도 받고 있습니다.

정아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역 택시 승강장.

택시 지붕에 디지털 광고판을 단 기사들이 불편을 호소합니다.

[천장 부위가 세차했을 때 제대로 닦이지 않고…]

[달릴 때 보면 덜그덕 덜그덕 소리가 나요. 요철 이런 게 튈 때 소리가 나요. 그래서 그게 짜증 나요.]

높은 광고판 때문에 일부 지하 차도엔 아예 들어가지도 못합니다.

[박병열/택시기사 : 광고판 달고는 거기로 통행을 못 하니까 한 6~7분 돌아서 손님을 모시러 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서울에서 이렇게 디지털광고판을 달고 다니는 택시는 1000대가 넘습니다.

해당 시범 사업을 독점하고 있는 곳은 국내 한 벤처 회사.

서울시는 2020년 이 회사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데 이어, 지난해 시범 사업 기간도 3년 더 연장해줬습니다.

이 때문에 경쟁 업체는 입찰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A씨/경쟁업체 관계자 : (처음엔) 준비해서 발표 자료만 내면 된다 이런 식으로 얘기해서 문제가 없구나. (나중엔) 담당자분께서 말씀하시는 게 이거 무조건 우리는 한 업체랑만 할 거다.]

그런데, 국토부 고시에 따르면 해당 사업자 선정은 택시사업자에 있고, 서울시는 관련 디자인을 정할 권한만 있습니다.

[신동운/경쟁업체 변호사 : 행정안전부 유권해석을 의뢰한 상태고요. 서울시가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 거에 대해서 위법 요소가 있다고 판단한 상황이고…]

서울시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

[서울시 관계자 : 디자인이나 이런 것이 난립할 우려가 있고 그러니까 한 개 디자인으로 가자. 어차피 한 개의 업체가 되면 그다음 업체는 새로운 디자인을 할 수가 없다.]

취재진이 입수한 이 회사 내부 문서입니다.

서울시 담당자들이 애초 해당 사업에 부정적이어서 "다양한 로비 루트 확보 검토"라고 적혀 있습니다.

[김모 씨/내부고발자 : 각종 브로커를 썼고요. 그렇게 해서 매수를 해서 인허가를 공적으로 따냈던…]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이 회사가 2018년 기술보증기금을 받기 위해 제출한 사업계획서입니다.

매출처에 있는 회사 두곳이 매입처에도 기록돼 있습니다.

허위 매출로 실적을 꾸미고 기술인력 현황도 부풀려졌다는 의혹이 제기됩니다.

[김모 씨/내부고발자 : 저 같은 경우는 문과를 나왔고 그런데 연구원이 원래는 되는 조건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서류상으로 내용을 넣었던 겁니다. 실제로 연구 일을 한 적도 없고요.]

인천지검에 따르면 이 회사 임모 대표는 부풀린 사업계획서로 따낸 정부 자금 일부를 아파트 전세금 등 사적으로 사용한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해당 시범 사업 운영업체는 "가공된 매출이나 분식회계는 없었다"며 "불법 로비가 있었다는 것은 명백히 악의적인 주장"이라고 해명했습니다.

(VJ : 장지훈·김민재·최지훈 / 인턴기자 : 나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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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론보도] < 디지털 광고판 단 서울 택시…그 이면엔 '로비 사슬' > 등 관련

본 방송은 지난 12월 6일 자 < 광고판 단 서울 택시…그 이면엔 '로비 사슬' >, 12월 7일 자 < '택시 광고판' 벤처 회사, 서울 이어 인천서도 불법 로비 정황 > 제하의 기사에서 서울시 디지털 광고판 시범사업 독점권을 따낸 벤처 회사가 연구원 허위등록 및 분식회계를 통해 기술인력과 매출을 부풀렸고, 사업권을 따내는 과정에서 지자체에 로비를 한 정황이 있으며, 정부 보조금을 대표이사의 전세금으로 유용한 의혹이 있어, 관련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취지의 보도를 한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해당 벤처 회사 측은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의 승인을 받아 기술인력(연구원)을 정식 등록하였고, 매출처와 매입처에 모두 기재되어있는 회사는 당사가 제공하는 금형 및 원재료로 택시탑을 제조하여 다시 납품하는 업체들로 분식회계와 무관하다"고 알려왔습니다.

한편, "JTBC가 보도한 서울시와 인천시에 대한 로비 의혹은 사실이 아니며, 그 근거로 보도한 내부문건은 광고협회 및 방송협회 관계자의 택시 디지털 광고 관련 인식 개선을 위해 2018년 작성한 것으로 2020년 지자체 입찰과는 관계가 없고, 대표이사의 아파트전세금은 SC제일은행에서 대출받아 납입했으며 정부 지원금을 유용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함께 전해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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