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눈에도 출근 대란…“기상 예보 탓”만 한 청주시

이삭 기자 2022. 12. 6. 20:3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늑장 대처로 제설작업 안 돼
교통불편 신고 210건 빗발
시민들 “안전은 뒷전” 지적
6일 새벽부터 오전까지 1cm가량 눈이 내린 충북 청주시 산성동 삼거리에서 제설작업이 이뤄지지 않아 꽁꽁 언 도로 위에 차들이 뒤엉켜 있다.

6일 오전 충북 청주에 내린 눈으로 인해 출근 대란이 벌어졌다. 기상 예보를 파악하지 못한 청주시의 늑장 대처로 제설작업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청주기상지청에 따르면 이날 새벽부터 오전 11시까지 상당구 미원면에는 1.6㎝의 눈이 내렸다. 금천동은 0.5㎝의 적설량을 기록했다.

청주지역에 내린 눈의 양은 많지 않았지만 오전 5시부터 시작된 눈은 도로에 얼어붙어 극심한 정체가 빚어졌다. 출근길 교통사고도 잇따랐다. 오전 7시30분쯤 흥덕구 신성동 서청주IC 부근에서 3중 추돌사고가 발생했다. 같은 시각 흥덕구 평동에서도 4중 추돌사고가 났다. 충북경찰청에 접수된 청주지역 차량사고 건수는 오전 6시부터 10시까지 51건에 달했다. 교통불편 신고도 210건이나 됐다.

흥덕구 송절동에 사는 이모씨(39)는 “평소 20분 걸리던 출근길이 1시간 넘게 걸렸다”며 “제설작업을 제대로 했는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용암동에 사는 한 시민도 “주차장을 빠져나오는 데만 30분이 넘게 걸렸다”고 했다.

청주시 홈페이지에 한 시민은 자유게시판에 “10년 넘게 청주에 살고 있는데 제설이 안 돼서 화가 난 적은 처음”이라며 “전날 예보에 눈이 온다고도 돼 있었는데 대비를 전혀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시민은 “청사 규모는 확장해 세금으로 잔치하고 정작 시민의 안전은 뒷전인 청주시의 업무처리에 혀를 내두를 지경”이라고 했다.

청주시는 기상청에서 눈 예보를 미처 파악하지 못해 벌어진 일이라고 해명했다. 청주시 관계자는 “기상청에서 6일 저녁부터 7일 오전까지 눈이 내린다고 해 이에 맞춰 준비했다. 오늘 새벽에 눈이 내릴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이어 “눈이 내리기 시작한 이후 오전 8시부터 제설차 20대와 인력 47명을 동원했지만 차량 정체로 제설차가 현장에 도착하지 못하면서 제설작업이 제때 이뤄지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청주기상지청 관계자는 “전날(5일) 오후 5시에 6일 0시부터 충북 전역에 1~5㎝ 정도의 눈이 내린다고 예보했다”고 밝혔다.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는 이날 성명을 통해 “갑작스러운 폭설도 아니고, 겨울철 충분히 예견할 수 있는 날씨였지만 시스템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며 “청주시가 안전불감증을 버리고 행정에 온 힘을 다해 시민 불편과 안전에 철저히 대비해 주길 바란다”고 했다.

이삭 기자 isak84@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