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단절? 성동구선 “돌봄경력”
24명이 ‘육아·간병 인정서’
육아와 간병 등 돌봄으로 보낸 시간이 기업의 채용 과정에서 ‘경력’으로 정식 인정받게 됐다.
성동구는 구청에서 발급하는 ‘돌봄 경력인정서’를 공식적으로 채택하는 협약을 지역 내 12개 기업과 맺었다고 6일 밝혔다. 이에 따라 (주)고우넷, (주)로하스해피 등 12개 업체는 채용 과정에서 해당 경력서를 반영하게 된다.
지난해 11월 행정기관에서는 처음으로 ‘경력단절’이란 용어를 ‘경력보유’로 바꾸고 경력보유여성 등 존중 및 권익 증진에 관한 조례를 제정한 성동구는 육아 등의 경험도 경력으로 인정한 경력인정서를 발급 중이다. 돌봄노동의 필요성과 사회적 가치를 강조하고, 여성들이 출산과 육아 이후 일자리를 갖지 못하는 문제에 대응하자는 취지다. 지금까지 24명이 경력서를 발급받았다.
취업하지 않은 상태로 무급 육아·간병 노동 등을 1개월 이상 한 주민이 대상이며, 가족·친척·이웃 등 증빙 서류 제출이 가능한 모든 타인에 대한 돌봄노동 경험을 포함한다. 단, 성동구의 경력 인정 프로그램을 80% 이상 수료해야 한다.
성별에 관계없이 신청할 수 있고, 성동구에 거주하거나 성동구 소재 기업에 취업할 때 발급한다.
성동구는 올해 들어 재계와 노동계, 학계 등에서 참여하는 경력보유여성 권익위원회를 구성해 정책을 확대해 왔다. 지난 5월에는 평등한 돌봄이 확산해야 한다는 기업 요청에 따라 남성에게도 경력인정서를 발급하도록 조례를 개정했다.
권익위 부위원장인 허범무 성동구상공회 회장(고우넷 대표)은 “육아와 가족 돌봄은 사회에 꼭 필요하지만 가치를 인정받지 못했다”며 “법적 장치와 제도를 마련한 성동구에서 기업을 운영하고 있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성동구는 이번 협약을 체결한 12곳에 대해 중소기업육성기금 융자사업 가산점을 부여하고, ESG 경영 인증패를 수여할 예정이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경력보유여성들이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도록 참여 기업을 위한 지원책도 적극적으로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김보미 기자 bomi8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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