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동뿐이랴… 서울 곳곳에 인도 없는 통학길 ‘아찔’ [밀착취재]
인근 논현동 초교도 사정 비슷
차도 한쪽 좁은 공간 인도 활용
비탈길 대형차 통학로 침범 일쑤
서울시 “통학로 실태조사 못해”
교육청 ‘일방통행구역 지정’ 요청
“차량통행 불편” 주민 반대로 좌절
청담동 운전자 ‘뺑소니’는 무혐의
“뒤에 오는 차가 신경 쓰여 항상 두리번거려야 해요.”
취재진이 둘러본 A초등학교의 통학길은 아슬아슬해 보였다. 이 학교는 사고가 발생한 언북초와 도보로 약 20분 거리에 떨어져 있다. 정문으로 통하는 길은 차량이 오가고 있는데, 학생들이 다닐 수 있는 통학로는 노란선으로만 차도와 구분돼 있었다. 그마저도 폭이 좁아 성인 남성 한 명 정도만 오갈 수 있을 정도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덩치가 큰 차량이 지날 때는 노란선을 넘어 통학로를 침범하는 모습도 왕왕 보였다. 인근 골목으로 빠지는 오르막길은 구분선조차 없이 차도만 있었다. 이런 탓에 학부모들은 직접 아이를 데리러 오는가 하면, 학교 보안관 등이 일부 학생의 하굣길에 동행하기도 했다.
자녀를 데리러 나온 40대 김모씨는 “길 폭이 좁아 마치 자동차와 사람이 붙어 다니는 것 같다”며 “아이들이 몰리는 시간대에는 학교 보안관들이 통제를 해주지만 방과 후 활동 등에는 전부 관리를 하기 어렵다. 아이한테 언제나 조심하라고 당부하고 직접 데리러 가려고 한다”고 토로했다.
앞서 전주시는 지난달 도로를 보행자 중심으로 바꾸겠다고 밝히면서, 관내 인도가 설치되지 않은 11개의 스쿨존 구간을 파악해 통학로를 개설하고, 관련 안전 조치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러한 지자체의 노력이 다른 곳으로도 확대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편, 경찰은 청담동 초등학생 음주 차량 사망 사건 피의자에게 ‘뺑소니’ 혐의를 적용하지 않을 방침이다. 이 남성의 차량이 대형 SUV라 피해자가 보이지 않았고, 사고를 낸 뒤 2m 떨어진 자신의 집 주차장으로 들어가긴 했지만 밖이 어수선하자 40초 만에 사고 현장으로 돌아온 점, 폐쇄회로(CC)TV 확인 결과 이웃들에 119신고를 요청하는 구급 조치를 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피해 학생의 어머니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특별했던 아이를 황망하게 떠나 보내다니 믿기지 않는다. 수사와 재판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했다.
글·사진=장한서 기자 jh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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