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간다]“발밑이 불안하다”…노후 온수관 누수 무방비

남영주 입력 2022. 12. 6. 19:59 수정 2022. 12. 6.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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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4년 전, 경기 고양시에서 낡은 온수관이 터지며 1명이 숨지고 56명이 다치는 사건이 발생했었죠.

신도시를 조성하면서 곳곳에 난방 온수관을 묻었는데, 수십년 지난 지금 낡은 관이 언제 터질지 몰라 발 밑 불안이 커지고 있습니다.

다시 간다, 남영주 기자입니다.

[기자]
인도에서 청소를 하고 있는 시민.

뒷편 차로에서는 수증기가 자욱하게 피어오릅니다.

수증기 아래에선 흙탕물이 인도 쪽으로 빠르게 몰려옵니다.

시민들이 놀라 뒷걸음 치지만 수증기는 더 짙어지고, 흙탕물은 금세 인도 위로 들이닥칩니다.

운전자들은 펄펄 끓는 물 한가운 고립돼 어쩔 줄을 몰라합니다.

[현장음]
"미치겠다. 뜨거워. 재앙이네."

경기 고양시 백석역 주변 차도 밑의 온수관이 파열된 건 4년 전인 지난 2018년.

이 사고로 차량 운전자 1명이 숨지고 56명이 화상을 입었습니다.

[사망자 지인]
"뜨거운 물에서 나오는 게 쉽지 않았을 거예요. 얼마나 고통스러웠겠어요."

[화상 피해자]
"나도 죽을 지경이었는데. 물이 폭발해서 들어오니까 화상을 입은 거죠."

온수관이 매설된 건 사고 27년 전인 지난 1991년.

온수관 용접 부위 덮개가 떨어져나가면서, 100도 가까이 되는 고압의 난방수가 도로를 뚫고 분출된 겁니다.

하지만 누수 감지선이 작동하지 않아 온수가 차단되기까지 1시간 반이나 걸렸습니다. 

감사원 조사가 이어졌습니다.

백석역 사고처럼 누수가 발생해도 감지하지 못하는 구간이 한국지역난방공사 배관의 25%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특히 고양과 분당 등 1기 신도시는 이런 구간이 50%에 가까웠습니다.

난방공사가 백석역 일대와 같은 공법으로 시공된 온수관 443곳의 용접 덮개를 긴급 보수했지만, 주민 불안은 여전합니다.

[사망자 지인]
"솔직히 겁나죠. 거기가 터졌는데 다른 데는 안 터진다는 법이 있어요?"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공사 관계자 등 3명도 오늘 1심 재판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노후 온수관 파열 사고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지난 5월엔 경기 고양시, 어제는 서울 상계동에서 온수가 누출됐는데 모두 25년 이상된 노후관이 파열된 사고였습니다.

지난 5년간 난방공사가 관리하는 온수관의 파열 사고는 10차례 있었는데 7건이 노후관 파열이었습니다.

[한국지역난방공사 관계자]
"20년 이상 배관의 비중은 조금씩 늘어날 수밖에 없거든요."

난방공사가 전국에 깐 2,500km의 온수관 중 20년 넘은 노후관은 37%에 이릅니다.

서울은 노후관 비율이 절반도 넘습니다.

백석역 사고 이후 2025년까지 교체가 시급한 온수관으로 분류된 구간은 101km. 

이 가운데 실제로 교체된 온수관은 62km 구간입니다.

전문가들은 재난 상황으로 번질 수 있는 대형 온수관을 중심으로 상시 감시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전환돈 / 서울과기대 건설시스템공학과 교수]
"노후화는 막을 수 없습니다. 그 대신 누수를 빨리 찾는 게 중요한 거죠. 찾은 다음에 빨리 대응해서 피해를 줄이는 겁니다."

낡아가는 도시 인프라가 시민 안전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다시 간다 남영주입니다.

PD : 홍주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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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영주 기자 dragonball@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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