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계 도지사’, 한해 300억 원 좌지우지…책임·견제 없어
[KBS 창원] [앵커]
여당이 개입하고 국회의원 출신까지 넘볼 정도로, 경남체육회장 선거전에 불이 붙는 이유는, 막강한 권한이 따르기 때문입니다.
체육회장은 무보수 명예직이지만, 한해 300억 원에 가까운 예산을 쓸 수 있고 인사권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통제나 견제는 약한 구조여서 '체육계의 도지사'로 꼽힐 정도입니다.
이어서 천현수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10월 열린 전국체육대회, 경남 선수와 임원 1,700여 명이 참가해 '종합 4위'를 거뒀습니다.
경상남도체육회가 대회 기간 일주일을 위해 쓴 돈은 모두 28억 원입니다.
선수단복 비용과 훈련 격려비, 승리 장려금, 해외 연수 비용 등을 어떻게 썼는지 따질 곳이 없습니다.
경남도체육회의 한해 사업만 40여 개, 최종 의사 결정권은 체육회장이 쥐고 있습니다.
[경남체육계 원로 인사/음성변조 : "회장이 거의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할 정도입니다. 이사회는 전부 (회장과) 친한 사람들이고 견제할 장치가 없습니다."]
경남도체육회는 한해 주요 예산을 전문체육에 183억 원·생활체육에 68억 원을 씁니다.
69개 회원 종목 단체와 10개 위원회에 전문 선수 만 명, 생활스포츠 회원 40만 명이 가입한 방대한 조직입니다.
사무처 직원 26명에 대한 인사권도 회장에게 있습니다.
경남체육회는 연간 300억 원 가까이 예산을 집행하지만 예산 편성에서 결산까지 경남도의회도 통제하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경남도체육회가 예산안을 내면 경상남도가 도의회에 대신 제출합니다.
도의회의 행정사무 감사를 받지만 올해는 40분 만에 끝났습니다.
체육회의 권한은 막대하지만 책임을 따질 견제 기구가 없는 겁니다.
[박남용/경남도의원 : "도민들이 알아야 될 내용을 놓칠 수 있고 설명을 꼼꼼하게 못 할 수 있고, 제안 설명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설명을 놓칠 수 있다는 맹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경상남도는 내년부터 체육회 예산을 통제하고, 전산 자료로 처리되는 부분만 예산을 집행하는 방식을 도입해 구조적인 문제를 개선하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천현수입니다.
천현수 기자 (skypro@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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