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석탄비리’ 들통… 국민 분노 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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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 기온이 영하 21도까지 내려간 5일 오후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 중심부 수흐바타르 광장에 수천 명의 시민이 모여 "석탄 마피아를 처벌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반정부 시위를 벌였다.
외교전문 매체 디플로맷 등에 따르면 4월에 이어 몽골에서 올해 두 번째 반정부 시위가 4일 열려 이틀째 계속됐다.
이번 시위에서는 석탄 마피아와 손잡은 몽골 당국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추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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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도 수십억 달러 챙겨’ 폭로 나와
영하 21도 혹한 속 이틀째 반정부시위
일부 시위대, 정부청사 강제진입 시도
울란바토르 반정부 시위 몽골인의 영웅 칭기즈칸 동상이 내려다보는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 수흐바타르 광장에서 5일 오후 부패한 당국과 석탄 산업계, 인플레이션 등에 항의하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열리고 있다. 울란바토르=AFP연합뉴스 |
최근 몽골 국영 광권(鑛權)관리회사인 에르데니스 타반 톨고이(ETT)가 중국에 석탄을 공급하면서 부패를 저질렀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몽골 세관에 누락됐으나 중국 세관에 기록된 석탄 반출 규모가 2013년부터 누적 640만t에 이른다는 보도도 지난달 나왔다. 몽골 정부는 수사 결과 ETT의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해 세관 공무원 등 30여명이 연루됐다고 발표했다. 이런 가운데 몇몇 국회의원도 ETT와 손잡고 수십억 달러 규모로 이권을 챙겼다는 내부고발자의 폭로까지 터져 나오면서 대중의 분노는 폭발했다.
광업은 몽골 국내총생산(GDP)의 4분의 1을 떠받치는 산업이다. 중국이 몽골의 석탄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6%로 압도적이다. 10월 소비자물가가 전년 동기 대비 14.5% 상승하는 등 서민은 인플레이션으로 씨름하는 가운데 이 같은 부정부패 소식은 성난 민심에 불을 지폈다. 디플로맷은 “역사적으로 몽골에서 지금처럼 혹한기에 접어든 시기에 대규모 시위가 일어난 적은 거의 없다”며 그만큼 파문이 심상치 않다고 전했다.
시위에 참여한 엥크 아미드랄은 “젊은이들의 분노는 정당하다”며 “도둑들은 처벌받아 마땅하다”고 AFP에 밝혔다. 바야르마라고 이름을 밝힌 여학생은 “정부는 더 나은 삶은 약속했지만, 그 약속을 잊은 것 같다”며 “당국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우리의 돈을 가져간 채 잇속만 챙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경찰은 이날 오후 9시까지 시위대에 해산 명령을 내렸으나 이후 일부 시위대는 광장에 있는 정부 청사로 강제 진입을 시도했다. 경찰 진압에 시위대는 밤늦게 해산했다.
이지민 기자 aaaa3469@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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