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소외' 여학생이 전하는 '골 때리는 이야기'

진태희 기자 입력 2022. 12. 6. 19:33 수정 2022. 12. 6.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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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뉴스]

아쉽게 8강 도전은 막을 내렸지만, 끝이 아닙니다. 


내년에는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여자월드컵이 열립니다. 


축구가 남성 스포츠라는 오해를 깨고, 축구에 뛰어드는 여학생들도 점점 늘고 있는데요. 


하지만, 한국의 여학생 체육 활동은 여전히 저조해서 '신체 활동 소외 계층'으로 분류되기까지 합니다.


여학생 체육의 현주소와 앞으로의 과제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영상 보고 오시죠.


[VCR]


2012년 학교체육진흥법

"여학생 체육 활동 활성화" 명시


하지만, 여전히 여학생은 

'스포츠 소외 계층'


"중학교 때 남학생들 축구하고 있으면 옆에서 응원만 했다, 구경만 했다고 말을 많이 하길래…."


2019년 세계보건기구 보고서 

권장 운동량 못 채운 한국 여학생 97.2%로 '꼴찌'


여학생들 모여 축구 뛰어보니


인터뷰: 홍유진 체육교사 5년 차 / 서울 당곡중

"너도 외로웠어? 나도 외로웠는데 우리 같이 모이니까 이렇게 축구를 할 수 있네? 이런 걸 아이들이 깨닫게 되면서 많이 활기차졌고…."


여학생 체육 교육, 앞으로 과제는?




-----------




이혜정 앵커 

여학생 축구클럽에 참가하고 있습니다. 


전해림 선생님과 이효림 학생 자리에 함께했습니다. 


안녕하세요.


먼저 선생님께 질문을 좀 드리겠습니다. 


여학생들의 체육활동을 늘리기 위해 학교 현장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체육 선생님이라고 들었습니다.


전해림 체육교사 / 서울 덕성여고 

안녕하세요. 저는 덕성여자고등학교에서 근무하고 있는데, 저도 한때 축구를 너무 좋아하는 여학생이었고, 또 학교 현장에서 몇 없는 여자 체육 선생님이다 보니까 아무래도 여학생들한테 눈이 가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지금은 여자 체육 교사들이 모인 단체를 만들어서 '원더티처'라는 이름으로 우리 여학생들의 롤모델, 그리고 학교 체육의 현장의 히어로가 되겠다는 마음으로 같이 선생님들과 운영하고 있고요.


그리고 '공차소서' 프로그램에 처음에 참여하게 되어서 저희 이번 연도에 8개 팀이 함께 운동하면서 1년 동안 훈련도 하고, 그리고 파주 NFC 국가대표 트레이닝 센터에서 성대하게 페스티벌도 여는, 축구를 좋아하는 여학생이라면 너무나 꿈꿔볼 만한 프로그램에 함께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혜정 앵커 

우리 이효림 학생에게도 질문 좀 드리겠습니다. 


우리 여학생 축구 선수들이 매주 훈련한다고 해요. 


그런데도 이런 훈련을 마다하지 않고 정말 축구의 진심이라고 들었어요.


이효림 3학년 / 서울 은평메디텍고 

네, 평소에 축구를 굉장히 좋아하는 한 여학생으로서 학교 체육 선생님께서 추천을 해주셔서 참여하게 되었는데요. 


공차소서 프로그램하면서 힘든 것보다는 너무 재미있고 좋은 기회였던 것 같아서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이혜정 앵커 

공차소서, 여학생들 축구 클럽이에요.


처음 축구를 시작할 때 쉽지는 않았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 해 보니까 어떻던가요?


이효림 3학년 / 서울 은평메디텍고 

처음에 축구를 시작했을 때는 경험이 많이 없어서 되게 힘들었는데, 공차소서를 시작하고 선생님들께서 여러 가지로 가르쳐주신 게 많아요. 


공 패스하는 방법, 드리블하는 것 등 전술적인 면에서도 되게 자세하게 친절하게 가르쳐주셔서 힘들지 않게 재미있게 했습니다.


이혜정 앵커 

우리 여학생들 같은 경우는 다른 학생들보다 사실 축구에 들어가기 진입 장벽이 높다고 들었거든요.


이효림 3학년 / 서울 은평메디텍고 

제가 경험담이 하나 있는데 어렸을 때 축구를 할 때 저는 여학생 친구들이 체육을 별로 안 좋아하다 보니까, 같이 해줄 친구가 없었어요. 


그래서 남학생 친구들이랑 같이 어울려서 했는데 무시를 진짜 많이 받았고, 그리고 패스도 잘 안 해주고 끼워주질 않았어요. 


그럴 때 힘들었던 것 같아요.


이혜정 앵커 

선생님께 이어서 여쭤보겠습니다. 


우리 여학생들은 스포츠 소외 학생으로 분류가 되고 있습니다. 


특히 2019년 세계보건기구 보고서를 보면, 권장 운동량을 채우지 못한 한국 여학생이 무려 97%에 달합니다. 


조사 대상 146개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인데요. 


코로나19 상황에서는 더 심각해졌겠죠. 


전해림 체육 교사 / 서울 덕성여고 

네, 코로나가 더 많이 여학생들을 스포츠에서 멀어지게 만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저희도 되게 안 좋은 현상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스포츠 소외 계층이라고 하니까, 너무 마음이 또….


이혜정 앵커 

선생님으로서 안타까우시죠.


전해림 체육 교사 / 서울 덕성여고 

근데 사실 여학생들이 스포츠에서 멀어지게 되는 계기가 학교에서 남학생들이랑 체격 차이가 나면서 좀 차이가 난다고 생각이 들 때, 그때 차이가 나는 것 같아요. 


그래서 학교 현장에서 선생님들이 '괜찮다, 너희가 스포츠를 잘해야만 스포츠를 할 수 있는 게 아니냐' 이런 식으로 분위기를 만들어왔다면 그런 생각이 없었을 텐데 조금 기능 위주, 실력 위주로 가다 보니까 더 이런 스포츠에 소외되는 그런 마음이 많아진 것 같아요.


이혜정 앵커 

즐기는 체육이 아니었다, 이런 생각도 듭니다. 


2012년에 학교체육진흥법이 제정되면서 여학생 체육교육 활성화가 명시됐어요. 


앞으로 학교 현장에서 자리를 잡으려면 어떤 과제가 있다고 보십니까?


전해림 체육교사 / 서울 덕성여고 

저희가 학교체육진흥법에 명시가 된 이후로, 교육청 차원이나 아니면 학교 차원에서도 되게 많은 변화가 있었어요. 


그래서 여학생 체육을 조금 더 많이 권장하는 사업들도 많이 나오고요. 


실제로도 학교 안에서도 종목을 여학생과 남학생 동등하게 해주려는 그런 노력이 굉장히 많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앞으로 저희가 지금 통계에서도 나오지만 97%나 되는데 여학생들이 지금 권장 운동량 미달이라고 하는데 이 학생들을 움직이게 하는 힘은 어쨌든 학교에서 체육 수업안에서 무언가 즐기는 체육, 그리고 스포츠를 내가 즐겨봤을 때 내 친구랑 같이 이겨보는 그런 느낌 아니면, 공을 한번 차보는 느낌을 계속해서 이들이 느끼게 하는, 포인트들을 계속해서 만들어 가야 학생들이 계속 '재밌네' 하고 나중에라도 스포츠에 접근하게 되는 그런 시간이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이혜정 앵커 

그런 경험을 만들어주는 게 중요하겠죠. 


우리 효림 학생에게 또 질문 드리겠습니다. 


운동하기 낯설어하거나, 당장 할지 말지 고민하는 친구들이 있을 것 같아요. 


이런 친구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이효림 3학년 / 서울 은평메디텍고 

처음에 운동을 시작하려고 할 때, 많이들 힘들고, 운동은 재미없는 거라고 느끼고, 시작할 생각조차 안 하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해요. 


근데 이제 저는 운동을, 조금씩 노력하고 재미를 붙인다면 되게 쉽게 다가올 수 있고, 누구나 다 즐기면서 할 수 있는 스포츠라는 생각이 들어서 더 많은 친구들이 운동을 시작해봤으면 좋겠습니다.


이혜정 앵커 

일단 시작하고 생각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경기장에서 더 멋진 모습으로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두 분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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