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용산구청장 자택 ‘불법 증축’…참사 후 황급히 철거
[앵커]
다음은 박희영 용산구청장에 대해 KBS가 단독 취재한 내용입니다.
박 구청장이 이태원에 있는 자택을 불법 증축하고 이를 수 년째 유지해오다 최근 철거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공교롭게도 그 시점은 이태원 참사 이후였는데, 당시 '이태원 일대 불법 증축' 문제가 언론에 집중 보도되던 때였습니다.
박 구청장 측은 "불법인 줄 몰랐다가 뒤늦게 알고 철거했다", 이렇게 해명했습니다.
황현규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리포트]
서울 이태원동의 한 다가구 주택.
박희영 용산구청장 가족이 소유한 건물이고, 3층에는 구청장이 직접 거주합니다.
참사 현장에서 도보 5분 거리.
그런데 지난달 중순 이 집에서 급작스런 공사가 진행됐습니다.
베란다에 설치된 시설물을 철거하는 공사였습니다.
[목격자/음성변조 : "어둑어둑했어요. 여섯 일곱 명이 (보였는데) 망을 두 명 씩보고, 철거를 하는데 굉장히 기습적으로 하더라고요."]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살고 있는 집입니다.
보시는 것 처럼 베란다에 설치됐던 건축물이 철거된 모습인데요.
그러나 여전히 건축물이 철거됐던 흔적들이 이렇게 외부 벽면에 남아 있습니다.
사라진 건 '불법 증축' 시설이었습니다.
당초, 개방된 베란다에 패널로 된 천장과 벽면을 세워 실내 공간처럼 활용해 왔는데, 바로 이 구조물을 철거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만들었던 시점은 약 7년 전.
당시 구의원이었던 박 구청장은 구조 변경 허가 없이 무단 증축을 했습니다.
[건축사무소 관계자/음성변조 : "지붕을 씌우게 되면 일조권이 저촉되는 경우가 태반이죠."]
박 구청장은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피의자로 입건된 지 며칠 만에 이 철거 공사를 단행했습니다.
당시 언론에서는 참사를 키운 요인 가운데 하나로 이태원 일대 '불법 건축' 문제를 집중 보도하고 있었습니다.
[목격자/음성변조 : "사고 나고 '해밀톤도 불법이다', '해밀톤 뒤에 가게들이 불법이다' 라는 게 뉴스에 나오니까..."]
박 구청장 측에서도 "이태원 참사를 계기로 철거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7년 전 증축은 벽에 비가 스미는 걸 막기 위해 했던 것이고, 당시엔 불법인 줄 몰랐다"고 해명했습니다.
용산구도 불법 증축 사실을 몰랐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따라서 그동안 철거 '이행 강제금' 같은 건 한 푼도 부과된 적이 없습니다.
KBS 뉴스 황현규입니다.
촬영기자:황종원/영상편집:강정희/그래픽:노경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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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규 기자 (help@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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