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회 모임 잦은 연말, 난청인 소외감 느끼지 않게 하려면…

이병문 선임기자(leemoon@mk.co.kr) 2022. 12. 6.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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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청인 말소리 잘 못 알아들어 주변서 배려해야 소외감 안느껴
모임 장소는 조용하고 대화에 집중하도록 음악·TV 끄면 도움
난청인 좌석배치, 얼굴 모두 잘 보이는 곳에 앉혀야 소통 잘돼

12월에는 올 한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준비하느라 바쁜 시기이다. 그러나 마음만은 훈훈하고 따뜻하다.

거리에는 캐롤 음악이 울려 퍼지고, 연말 모임을 위해 외출한 사람들로 북적인다. 날씨는 춥지만, 오랫동안 보지 못했던 친구나 소중한 사람들과 연말을 보내며 따스한 추억을 쌓는다.

그런데 난청인은 연말 모임을 꺼리게 된다. 난청인은 여러 소리 중에서도 목소리를 잘 못 알아듣기 때문이다. 대화하기를 어려워하는 난청인은 본인의 난청 때문에 연말에 적지 않은 소외감을 느끼게 된다. 여러 사람이 모이는 연말 모임에서는 대화가 주를 이룬다. 함께 식사하고 요리할 때, 무언가를 만들 때, 대화는 빠질 수 없다.

이처럼 협력과 친목을 도모하는 모임에서 말소리를 알아듣고 주변 사람에게 공감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렇다면 대화를 어려워하는 난청인이 소외되지 않고 즐거운 연말을 보내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

김성근이비인후과 김성근 원장은 “난청인에게는 주변의 배려가 필요하다. 본인의 난청을 부끄럽게 여기는 난청인은 필요 이상으로 남을 의식해 불편한 것이 있음에도 이를 내색하지 않는다. 이는 건강한 인간관계에 해가 되어 난청인의 소외감을 악화시킬 수 있다”면서 “주변에 난청인이 있다면 그를 위해 적극적으로 배려하는 것이 좋다. 우리가 난청인을 위해 할 수 있는 사소하지만 큰 배려는 많다”고 당부했다.

먼저 모임에 참여하는 인원 중 난청인이 있다면, 조용한 곳에서 모임을 하는 것이 좋다. 말소리를 알아듣는 것은 환경에 많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김성근 원장은 “본래 정상 청력을 가진 사람도 시끄러운 곳에서 말소리를 알아듣기 어려워하는데, 난청인은 같은 상황에서 말소리를 알아듣기 더욱 어렵다. 난청인은 정상 청력을 가진 사람과 달리, 주변이 조금만 소란스러워도 상대방의 말소리를 알아듣기 어려워한다. 만일 조용한 공간을 마련하기 어렵다면, 집에서 모임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라고 조언했다.

집에서 모임을 하게 될 경우에는 음악을 끄거나 TV를 끄는 등 조용한 환경을 만들어주고 설거지는 대화가 끝난 후에 하는 것이 좋다. 모임에 어린 아이들이 온다면 아이들을 위한 공간을 따로 분리하는 것이 좋다. 일상 소음을 조금이라도 줄여주면 난청인은 더욱 더 편리하게 사람들의 말소리를 알아들을 수 있다.

좌석 배치를 잘하는 것도 난청인에게 많은 도움이 된다. 난청인은 상대방의 입 모양, 표정 등의 시각적 정보를 활용하여 잘 알아듣지 못한 상대방의 말소리를 유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난청인의 자리를 배치할 땐 모두의 얼굴이 잘 보이는 곳에 정하는 것이 좋다. 어디에서든지 모든 사람이 잘 보이는 원탁 식탁에서 모임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김성근 원장은 “빛 또한 난청인이 상대방의 시각적 정보를 받아들이는데 중요한 요소가 된다. 방이 너무 밝거나 어두우면 상대방의 모습이 잘 안 보이기 때문에 모임 장소에서는 적당한 밝기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연말은 가족과 지인 간의 유대감이 깊어지는 시기이다. 대화는 유대감 형성에 매우 중요하며 가족 중 난청인이 있다면 평소 그를 위한 배려가 필요하다. 평소 난청인이 어떤 마음을 가졌는지,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 등을 이야기하고 공유한다면, 가족 간의 유대감 형성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병문 의료선임기자

난청인과 함께 연말 송년회를 즐겁게 보내려면 주변이 조용하고 모두의 얼굴이 보이는 곳에 앉도록 하여 대화와 소통이 잘 되도록 배려해야 한다. 사진= 김성근이비인후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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