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기자]기세 꺾인 총파업?…퇴로 찾는 민노총

박지혜 입력 2022. 12. 6. 19:23 수정 2022. 12. 7.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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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화물연대 운송 거부 13일째인데 이제 분기점에 와 있는 것 같습니다.

경제산업부 박지혜 기자와 이야기 나눠봅니다.

Q. 민노총이 사실 오늘 총결의대회로 투쟁의 불을 붙이려고 오래 준비했는데 오히려 꺾이는 분위기인데요. 실제 파업 상황이 어떤 건가요?

화물연대 지원을 위해 전국 동시 파업에 들어가 투쟁에 기름 부을 계획이었는데 오히려 불씨가 꺼질까 호호 불어야 하는 상황입니다.

우선 연대 투쟁이 무산됐습니다.

오늘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3사를 비롯해 대우조선해양, 현대제철 등 대형 사업장이 동조 파업에 발을 뺐습니다.

건설노조가 힘을 보태고 있지만 화물연대 나홀로 투쟁이나 다름없습니다.

여기다 화물기사 이탈도 심각합니다.

광양항 입구를 막고 농성을 벌여온 강성 조합원마저 복귀할 만큼 지도부 지침이 현장에서 먹히질 않습니다.

정부는 정유와 철강 업무개시명령 카드로 계속 압박하고 있고요.

다수당인 민주당과 입법으로 풀어보려고 해도 정부여당은 대통령 거부권 행사를 시사하고 있어 말 그대로 사면초가인 상황입니다.

Q. 꺾인 가장 큰 이유가 뭡니까? 정부의 강경 대응이 통한 건가요?

불법과 타협하지 않겠다는 대통령의 기본 원칙에 따라 정부가 사상 처음으로 업무개시명령을 꺼냈는데 이게 효과를 보고 있는 겁니다.

화물연대 소속 운수업자들은 개인사업자로, 핸들을 놓으면 수입이 없는데요.

운송 거부 장기화로 생계 부담까지 커진데다 면허와 사업 허가가 취소되면 밥줄이 아예 끊길 수 있다는 우려에 더는 못 버티고 복귀하는 겁니다.

실제로 업무개시명령이 발동된 시멘트 출하량은 평상시 88% 수준까지 회복됐습니다.

Q. 예전엔 화물연대 눈치에 비조합원도 꿈쩍 못했는데 이번엔 다른가 보죠?

이 사진을 한번 보시죠.

"지금 일하고 있는 의리 없는 사람들은 오늘 죽을 것"이란 협박이 적혀 있습니다.

화물연대가 내건 현수막인데 실제로 운행하던 비조합원 화물차에 쇠구슬을 쏘기도 했죠.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조폭'으로 표현하며 만행에 대한 제보를 받고 있다는데 직접 들어 봤습니다.

[원희룡 / 국토교통부 장관]
"운송을 정상적으로 하는 기사들의 차량번호나 얼굴들을 사진을 찍어서 나중에 보복하겠다고 협박한다던지, 이런 사안들이 많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정부는 운송 방해에 대해 끝까지 책임을 묻겠단 입장에 비조합원들도 적극 제보하는 겁니다.

Q. 사실 여론도 그렇게 우호적이진 않았던 것 같아요.

정부가 안전운임제 3년 연장을 밝혔는데 위력 시위용 운송 거부에 들어가 명분이 약했습니다.

여기다 경기침체로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국가 경제와 민생을 볼모로 삼은 만큼 시선이 곱진 않겠죠.

오늘 한 주유소에는 민생 외면한 화물연대를 규탄하는 글이 붙기도 했습니다.

Q. 화물연대가 이번에 운송거부로 얻은 게 있나요?

솔직히 빈손입니다.

안전운임제 영구화와 품목 확대를 요구하고 있는데 정부는 눈 하나 꿈쩍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봉주 화물연대 위원장은 김문수 경사노위원장을 통해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면담을 요청한 것으로 채널A 취재에서 확인됐는데요.

하지만 정부는 "복귀 먼저 해야 대화할 수 있다"고 선 그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Q. 동력이 떨어졌다지만 완전히 끝난 것도 아니잖아요? 벌써 13일째인데 곧 끝날까요?

표면적으로는 '강대강' 대치입니다.

정부는 오늘까지 산업계 피해를 3조 5천억 원으로 추산하면서도 백기 투항 때까지 밀어붙일 기세이고 화물연대도 총력 투쟁을 외치며 맞붙는 상황입니다.

다만 정부는 지난주부터 얘기하던 정유와 철강 업무개시명령 발동을 유보하며 화물연대에 계속 신호를 보내고 있고요.

사면초가 화물연대도 퇴로 확보와 명분 찾기에 주력하는 모양새입니다.

양쪽 다 피해가 더 커지기 전에 물밑에서 접점을 찾은 뒤 조만간 마주앉을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경제산업부 박지혜 기자였습니다.

박지혜 기자 sophia@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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