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꺾이지 않았던’ 응원…심야·추위 이겨내고, 안전 챙겼다
[앵커]
사상 첫 '겨울 월드컵'이었지만, 응원 만큼은 여름 못지 않게 뜨거웠습니다.
늦은 밤 눈·비를 맞으면서도 대표팀을 향한 응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았고, 무엇보다 '안전하게' 축제를 즐겼습니다.
이전과는 사뭇 다른 응원 환경과 악조건 속에서도 '꺾이지 않았던 마음' 들.
이지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새벽 4시, 영하권 한파에도 시민들은 광장을 가득 채웠습니다,
["대한민국!"]
언 손에 입김을 불어가며 목청껏 구호를 외칩니다.
겹겹 껴입은 외투, 꼭 쥔 손난로에도 추위는 파고들지만, 응원의 열기를 식히진 못했습니다.
[김강/경기도 파주시 : "10대 때도 그렇고 20대도 그렇고 30대 때도 그렇고 저는 항상 거리 응원 나왔었거든요. 16강 달성한 만큼 지금부터는 즐겼으면 좋겠어요."]
가나전엔 빗줄기, 브라질전엔 눈발이 응원객들을 괴롭혔지만, 대표팀 선전을 보는 것으로 악조건은 다 사라진 듯했습니다.
새벽 관전을 위해 휴가까지 낸 직장인도 있었고 학생들은 공부를 잠시 미뤘습니다.
[고경민/서울시 성북구 : "월드컵은 4년에 한 번인데 시험은 또 볼 수 있으니까 재수강하면 되는데 월드컵은 재수강 안 되잖아요."]
["와, 리스펙트!"]
상대팀 활약에도 기꺼이 박수쳐주는 관중들, 승부에 집착했던 과거와는 사뭇 달라진 문화를 보여줬습니다.
[곽현준/경기도 구리시 : "강팀 상대로 밀리지 않고 자신들의 축구를 한 것에 대해 정말 큰 존경을 표하면서 정말 재밌는 경기 감사합니다."]
["통로에 서 있으면 안 됩니다."]
이태원 참사를 겪고 나서 다중밀집 행사를 치르다 보니, 무엇보다 '안전'에 가장 신경썼던 것도 전과 다른 풍경이었습니다.
시민들은 '통제'에 기꺼이 협조했고 스스로 질서유지 작업을 돕기도 했습니다.
[이용섭/안전요원 자원봉사자 : "축구 팬으로서 축구를 너무 보고싶어서 왔지만 그래도 대한민국이 한번 아픔이 있어가지고 시민들의 안전이 우선이라 생각해서…."]
배려와 합심으로 사고 없이 치러낸 응원 행사.
시민들은 그 자체로 다친 마음을 잠시 보듬는 치유의 시간을 나눴습니다.
KBS 뉴스 이지은입니다.
촬영기자:최석규 서다은 김현민 조원준/영상편집:김선영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 전화 : 02-781-123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뉴스홈페이지 : https://goo.gl/4bWbkG
이지은 기자 (written@kbs.co.kr)
Copyright © K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 학습 포함) 금지
- [여심야심] ‘수도권·MZ 대표론’에 與 발칵…‘한동훈 차출론’은 과장?
- [단독] 참사 도중 ‘상황보고서 조작’…대통령실에도 허위 보고
- 법원 “최태원, 노소영에 665억 재산분할…SK 주식은 분할 제외”
- [크랩] “벤투 양아들? 인맥빨?”…4년간 꾹참다 오열한 이 선수
- 경기장 뒤덮은 노란물결…외로웠던 붉은악마 왜?
- 尹 대통령은 왜 청와대 영빈관을 다시 쓰기로 했나
-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유림이 사망 조직적 은폐
- 산신 모시다 한라산 몽땅 태울 뻔…불법 건축물 관리 어쩌나
- “버릇 없어” 또 버스기사 폭행…“처벌 강화해야”
- [특파원 리포트] 일본 8강 꿈도 무산됐지만…아시아 축구 새 역사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