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크 아웃인가?" 카페서 빨대 사용 전면 금지…무인카페는 제외?

환경부 지난 24일부터 일회용품 규제 확대 실시…무인카페는 대상에 미포함
일반 카페 점주 "형평성에 어긋난 제도" 불만 토로

6일 대전 서구에 있는 A무인카페에는 셀프바에 다량의 플라스틱 빨대가 비치돼 있었다. 김소현 기자

6일 오전, 대전 서구에 있는 한 무인카페에 들어서자 셀프바 위에 다량의 플라스틱 빨대가 비치돼 있었다. 지난달 24일부터 일회용품 규제가 확대 시행되고 있지만,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제지하는 안내 문구는 없었다. 매장 내에는 플라스틱 컵에 음료를 담아 마시는 고객도 눈에 띄었다. 다른 무인카페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플라스틱 빨대부터 컵, 뚜껑, 홀더, 음료를 담는 비닐봉투까지 모두 일회용품으로 구비돼 있었다.

이와 달리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 등 일반 커피숍에서는 대부분 일회용품이 보이지 않았다. 1년간 계도기간이 주어졌다고는 하나 일반 커피숍 등 카페 내 플라스틱 빨대, 컵 등 일회용품 사용이 금지됐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유사한 업종인 무인카페에서는 일회용품 등에 대한 사용 규제가 명확하지 않아 동종 업계에서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요식업계, 환경부 등에 따르면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 적용 범위 가이드라인'에 따라 우선 규제 대상은 집단급식소, 식품접객업, 대규모 점포, 도·소매업 등이다.

이중 카페는 식품접객업에 포함되지만 무인카페의 경우 식품자동판매업종으로 분류돼 규제 대상에 포함돼 있지 않다. 즉 무인카페가 일회용품 사용 규제 대상에서 벗어나 있는 것은 식품접객업이 아닌, 식품자동판매업종으로 등록돼 운영되기 때문이다.

특히 환경부 가이드라인에 '자동판매기를 통해 음식물을 판매하는 경우에는 일회용품 규제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명시돼 있다. 사실상 무인카페 내 일회용품 사용을 허용해 놓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일반 커피숍이나 카페 점주들은 '형평성에 어긋난 제도'라며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대전 서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강모 대표는 "환경을 지키고자 시행하는 제도의 좋은 취지는 알겠으나, 무인카페도 엄연히 일반커피숍과 동일한 업종의 카페인데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며 "이대로 가면 일회용품 사용이 가능한 무인카페에 손님이 몰리면서 카페 내 일회용품을 줄인다는 취지 자체도 퇴색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카페 점주 박모씨 역시 "똑같이 커피를 취급하는 업종인데 일반 카페에서는 종이 빨대를, 무인 카페에서는 플라스틱 빨대를 사용하고 있다"며 "아무리 일반 카페에서 일회용품을 제한하더라도 무인카페에서 일회용품이 사용이 계속해서 이뤄진다면 제도 시행의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환경부는 이달 24일부터 카페나 편의점 등에서 일회용 종이컵이나 플라스틱 빨대·젓는 막대 등 일회용품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다만 1년간 현장 점검과 홍보 활동이 이뤄지는 계도기간을 둬 위반 시에도 과태료를 부과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