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초연작 주연 기적… 영화보다 강인한 모습 보일 것”

이강은 2022. 12. 6.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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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개막 뮤지컬 ‘물랑루즈’ 사틴 役 아이비·김지우
21년 전 원작 영화 보고 충격
김 “오디션 공고 뜨자마자 바로 지원
단역이라도 맡길 원했는데 실감 안나”
아이비 “용기 내 도전… 합격은 행운”
화려한 무대 볼거리 다채
김 “오프닝부터 무대 ‘찢어버릴’ 공연”
아이비 “조명·무대 장치 많이 놀라워”
원작에 세계 팝스타 노래 편곡도 기대
1900년대 프랑스 파리를 배경으로 한 뮤지컬 영화 ‘물랑루즈’가 21년 전 개봉했을 때 전 세계 관객을 사로잡은 캐릭터는 니콜 키드먼이 열연한 여주인공 사틴이었다. 영화 속에서 지상 최대의 화려한 세계인 클럽 ‘물랑루즈’의 간판스타 새틴은 고혹적이고 관능적인 매력에다 카리스마를 한껏 발산했다. 이 영화는 그야말로 니콜 키드먼의 ‘인생 작품’으로 꼽혀도 손색없을 만큼 사틴의 비중이 절대적이었다. 이 영화를 원작으로 2019년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된 후 지난해 토니상 시상식에서 최우수 작품상과 연출상 등 10개 부문을 휩쓴 초대형 쇼 뮤지컬 ‘물랑루즈!’에서도 마찬가지다. 사틴은 여배우라면 누구나 탐내는 역할이지만, 그렇다고 아무나 될 수 있는 게 아니다. 20일부터 아시아 최초로 초연되는 뮤지컬 ‘물랑루즈’에서 사틴으로 낙점된 아이비(40)와 김지우(39)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아시아 최초 초연하는 뮤지컬 ‘물랑루즈!’에서 여주인공 사틴을 맡게 된 아이비(왼쪽)와 김지우가 5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인터뷰 도중 포즈를 취하고 있다. CJ ENM 제공
“이렇게 어려운 오디션은 처음이었어요. 사실 서로 떨어질 것 같다고 고민을 나누기도 했습니다. 최선을 다했음에도 떨어지면 같이 공연을 보러 가자고 했는데 이 자리에 함께 있게 됐네요.”

아이비와 김지우는 지난 5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사틴 역을 맡기까지 피 말리게 하던 7개월가량의 오디션 과정을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아이비는 “내정된 배우가 있다는 소문이 돌아 오디션 지원도 망설였지만 ‘떨어지더라도 한번 해보자’는 마음으로 용기를 냈다”며 “합격한 건 정말 큰 행운이고 기적”이라고 했다. 2019년 브로드웨이에 직접 가서 ‘물랑루즈!’를 본 뒤 한눈에 반해버렸다고 한 김지우는 “‘작품이 한국에 들어오면 당락을 떠나 오디션에 지원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실제 오디션 공고가 뜨자마자 맨 먼저 지원했단다. 그는 “남편한테도 ‘오디션에 떨어지면 무대 뒤에서 빗자루질을 해도 좋으니 이 작품의 일원으로 참여하고 싶다’고 할 정도로 간절했다. 사틴 역을 한다는 게 지금도 실감이 안 난다”고 덧붙였다.
김지우
두 사람 모두 21년 전 원작 영화를 봤을 때 느낀 충격과 감동을 잊지 못한다고 했다. 다만 뮤지컬은 영화와 결이 좀 다르다. 무엇보다 사틴이 영화에서보다 더 강인한 모습으로 그려진다. 김지우는 “(3년 전) 브로드웨이에 가서 볼 때 영화보다 강인한 사틴의 모습에 다소 놀랐다”며 “뮤지컬 속 사틴은 순수하고 연약한 모습보다 자신이 속한 클럽 물랑루즈와 가족을 지키기 위해 강인하게 노력하는 모습이 더 부각돼 있다”고 설명했다.
사틴과 크리스티안, 공작과의 삼각관계도 강화된다. 아이비는 “영화에선 사틴이 크리스티안만 사랑했고 공작의 매력이 덜했지만 뮤지컬에선 공작이 굉장히 섹시하고 매력적이라 사틴이 고민할 수밖에 없다”며 “이들의 삼각관계를 보는 재미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비
지난해 토니상에서 무대·의상·조명 디자인상을 받은 데서 보듯 400억원 가까운 제작비가 투입된 ‘물랑루즈!’는 화려한 무대와 의상 등 볼거리도 푸짐하다. 시작부터 무대 위 배우들이 눈을 뜨기조차 힘든 찬란한 조명으로 가득 채우며 관객을 압도한다. 김지우는 “요즘 유행하는 말로, 오프닝부터 무대를 ‘찢어버린다’”며 “연습 중에도 관객석에서 보던 배우들이 자신도 모르게 일어나서 박수를 칠 정도”라고 기대감을 높였다. 아이비는 “해외 라이선스 작품을 수차례 해봤지만 이 정도로 조명과 무대 장치가 많은 작품은 처음이다. ‘이게 자본주의 뮤지컬’이구나 하는 생각이 바로 든다”며 웃었다. 원작의 명곡에다 마돈나, 엘턴 존, 비욘세, 레이디 가가, 아델, 리애나 등 세계적 팝스타들의 노래를 편곡하고 절묘하게 섞은 음악도 귀를 즐겁게 한다.

두 사람은 “‘물랑루즈!’를 통해 행복한 경험을 하게 될 것 같다. (부담감보다는) 최대한 즐기려 한다”며 “하루빨리 관객과 만나고 싶다. 기대를 많이 하고 보셔도 실망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내년 3월5일까지.

이강은 선임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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