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당대표 차출론에... 與, 정치신인·윤심 갑론을박
기사내용 요약
與 지도부가 쏘아올린 '수도권·MZ 대표론' 재점화
논리적 언변은 장점, 尹 최측근·정치신인은 약점
견제 나선 당권주자들 "축배가 될지 독배가 될지"
[서울=뉴시스]강주희 기자 =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전당대회 차출설을 두고 국민의힘이 들썩이고 있다. 차기 당대표를 뽑는 전당대회가 내년 2월 말 3월 초로 굳어지는 가운데 당 투톱인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나란히 '수도권·MZ세대 대표론'을 꺼내들면서다.
당 일각에선 한 장관의 출마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하나 집권 2년차를 앞둔 정부와 발을 맞추며 내후년 총선 승리를 이끌 새로운 인물이 필요하다는 여론은 이미 당 안팎으로 형성된 모습이다. 윤심(윤석열 대통령 의중)이 당내가 아닌 외부에 있다는 해석까지 나오고 있다.
한 장관 차출설이 다시 여의도에 소환된 배경에는 주호영 원내대표가 한 지역 행사에서 언급한 한마디가 발단이 됐다. 주 원내대표는 지난 3일 대구·경북 지역 언론인 모임 '아시아포럼21' 초청 토론회에서 차기 당대표 조건으로 ▲수도권에서 대처가 되는 대표 ▲MZ세대에게 인기가 있는 대표 ▲공천에서 휘둘리지 않는 대표를 꼽았다.
그는 차기 당권주자들의 실명을 언급하며 "당대표 후보로 2024년 총선에서 이길 수 있는 확신 있는 사람이 안 보인다는 게 당원들의 고민"이라며 "다들 성에 차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틀 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도 "차기 지도부도 MZ세대, 미래세대, 새로운 물결에 공감하는 지도부가 탄생하길 바란다"며 말을 보탰다. 최근 윤 대통령과 만찬 회동을 가진 투톱의 입에서 이같은 발언이 나오자 한 장관의 당대표 출마설에 힘을 싣는 말이라는 해석이 흘러나왔다.
한 장관 차출설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나 여당 지도부에서 '수도권·MZ세대 대표론'이 제기되면서 관심이 집중됐다. 윤 대통령 취임 후 최측근으로 존재감을 드러낸 한 장관은 지난 6월 차기 대권주자 여론조사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린 후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검수완박 등 야당의 공세를 논리적 언변으로 방어하는 점은 한 장관의 장점으로 꼽힌다. 인사청문회와 대정부질문 등에서 한 장관은 민주당 의원들의 각종 의혹 제기를 특유의 똑부러지는 화법과 정갈한 메시지로 맞받아치며 민주당에 역풍을 제공하기로 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의 오른팔이자 정치 경험이 없는 점은 약점으로 평가된다. 차기 여당 당대표가 누가 되는지에 따라 내후년 총선 구도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여의도 경험이 전무한 한 장관에게 총선 지휘를 맡기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여소야대 국면 또한 한 장관에게 불리한 지형이다.
이미 출마 의사를 밝힌 당권 주자들은 벌써 한 장관 견제 모드다.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한 장관 차출론에 대해 "축배가 될지 독배가 될지 굉장히 어려운 자리이기 때문에 대통령께서 험한 자리를 맡기지 않으실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당 대표에게는 공천에 있어 대통령실 뜻과 실질적인 민심과 일치해 가는 굉장히 어려운 과정이 남아 있다"면서 "본인 미래보다 대통령 뜻을 중시하고 그것을 잘 조율해 가는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했다.
4선 김기현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지역주의에 편승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며 "지난 4번의 총선 결과를 보더라도 최소한 수도권 당대표를 내세워야 총선에서 승리한다는 주장은 틀렸다"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이날 첫 공약으로 '가치, 세대, 지역, 계층의 확장'을 내걸었다.
윤상현 의원도 페이스북에 "윤석열 정부의 성공과 차기 총선에서의 국회의석 과반을 위해서는 윤심 논란을 자제하고 수도권 중원전투를 진두지휘할 강력한 리더가 필요하다"며 "이번 당대표 선거는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강력하게 뒷받침할 수 있는 인물을 뽑는 선거"라고 했다.
당 안에서도 한 장관 차출론에 부정적 반응이다. 박성중 의원은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한 장관이 장관 수행한지 6개월 됐고, 장관과 당 대표 수행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면서 "그리 간단치는 않다는 게 당내의 많은 의견"이라고 했다.
"김행 비대위원 역시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의 인터뷰에서 "한 장관은 국무위원이니 개각이 있어야 하는 건데 그건 잘 모르겠다"면서도 "쇼핑 품목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이런 식의 논의가 전대 흥행에 굉장히 도움이 될 걸로 본다"고 말했다.
반면 이언주 전 의원은 전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현실 가능성은 있다. 일단 윤 대통령이 가장 선호할 것"이라며 "적어도 지금 나와있는 경쟁자들은 가능성이 없거나 안 된다고 어느 정도 판가름이 나고 있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zooe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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