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최강' 브라질과 악착같이 싸웠다
16강서 월드컵 여정 마무리
전반 브라질에 4골 잃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밀어붙여
백승호, 후반에 1골 만회
'캡틴 손' 안면 마스크 차고도
풀타임 소화하는 투혼 보여줘
황희찬 극장골 도운 일등공신
이강인·조규성·백승호까지…
젊은 선수들 발견도 큰 수확
4년 뒤 월드컵 기대하게 만들어
6일 한국과 브라질 간 월드컵 16강전이 열린 카타르 도하 974스타디움. 오전 6시께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태극전사들은 그대로 주저앉았다. 결과는 한국의 1-4 패배. 90분 넘게 모든 것을 쏟아낸 선수들의 얼굴에는 허탈함과 아쉬움이 가득했다.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
태극전사들의 카타르월드컵 여정이 16강에서 멈췄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 브라질의 벽은 높았다. 전반에만 4점을 내줬다. 하지만 태극전사들은 악착같이 달라붙어 기어이 한 골을 만회했다.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도전에 박수가 쏟아지는 이유다.
‘꺾이지 않는 마음’ 보여준 손흥민
태극전사들이 이번 월드컵에서 보여준 걸 한마디로 요약하면 ‘꺾이지 않는 마음’이다.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란 말은 지난 10월 e스포츠 ‘롤드컵’(리그 오브 레전드 2022 월드 챔피언십)에서 약체로 꼽히던 DRX 소속 ‘데프트’가 1라운드에서 패하자 소속 선수인 김혁규가 한 말이다. 이를 계기로 전열을 가다듬은 DRX는 1차전 패배를 딛고 우승컵을 안았다.
이 말이 다시 유행어가 된 건 지난 3일 FIFA 랭킹 9위 포르투갈과의 카타르월드컵 H조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였다. 모두의 예상을 깨고 ‘기적’이라던 16강 티켓을 따낸 태극전사들은 이 말이 적힌 태극기를 흔들며 기뻐했던 것. “우리는 포기하지 않았고 여러분은 우리를 포기하지 않았다”는 손흥민의 소감과 맞물리면서 빠르게 퍼져나갔다.
그 각오로 브라질에 맞섰지만 우승 후보를 꺾는 건 말처럼 쉽지 않았다. 브라질은 기술, 체력, 전술 등 모든 면에서 한국을 앞섰다. 그래도 한국 대표팀의 ‘마음’은 꺾이지 않았다. 승부는 진작에 기울었지만 태극전사들은 끝까지 브라질을 몰아붙였다.
그 중심에는 손흥민(30·토트넘)이 있었다. 월드컵을 3주 앞둔 시점에 안와골절을 당했지만, 안면보호 마스크를 끼고 전 경기를 풀타임으로 소화했다. 큰 부상도, 상대 수비수의 집중 견제도 그를 꺾지 못했다. 실낱같았던 16강 진출 가능성을 현실로 만든 황희찬의 역전골은 손흥민의 발끝에서 나왔다. 이런 그에게 세계 언론은 찬사를 보냈다.
ESPN은 “때론 기다림이 필요하다는 걸 이해하는 ‘축구 지능’, 뭐든 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밀려올 때 아무것도 안 하는 평온함, 수비수들에게 둘러싸여도 뚫을 수 있다는 자신과 동료에 대한 믿음, 이런 것들이 ‘좋은 선수’와 ‘위대한 선수’를 가른다”며 “(포르투갈전에서의 어시스트는) 손흥민이 조국을 탈락의 위기에서 구해낸 월드컵 역사상 가장 극적인 장면이었다”고 평가했다.
가장 큰 수확은 ‘젊은 피’ 발굴
이번 월드컵의 가장 큰 수확 중 하나는 실력 있는 ‘젊은 피’를 발굴한 것이다. 조규성(24·전북)은 생애 처음으로 출전한 월드컵에서 1차전 교체 출전 이후 브라질과의 16강전까지 3경기 연속 선발 출전하며 한국 축구의 최전방을 책임졌다. 특히 가나와의 2차전에서는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한 경기에서 멀티골을 기록했다.
대표팀의 막내 이강인(21·마요르카)은 이번 월드컵 4경기 모두 출전해 ‘특급 조커’로 활약했다. 그는 창의적인 움직임으로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특히 가나와의 2차전에서는 교체 투입된 지 1분 만에 ‘택배 크로스’로 조규성의 첫 골을 도와 반격의 발판을 놓기도 했다.
미드필더 백승호(25·전북)는 브라질과의 16강전에서 유일한 골을 만들어내며 한국 대표팀의 자존심을 지켰다. 이번 대회에서 브라질에 안긴 두 번째 실점(카메룬전에서 0-1 패)이자, 세계 최고 골키퍼로 꼽히는 알리송(30·리버풀)이 이번 월드컵에서 놓친 첫 골이다.
손흥민은 이번 대회를 마치며 후배들에게 “앞으로 책임감을 느끼고 잘해야 한다”며 “월드컵이라는 무대에서 자신의 이름을 걸고 실력을 펼칠 수 있어 자랑스럽고, 이게 끝이 아니고 앞으로 더 잘하는 선수가 되면 좋겠다”고 격려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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