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난 체력에도 불사른 태극전사… 빛났던 ‘위대한 여정’ [2022 카타르 월드컵]

서필웅 2022. 12. 6.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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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더 뛰고 싶었고, 어떻게든 잘 막아보려고 머리로는 생각했는데 몸이 안 움직였다. 내가 부족했다고 생각한다."

6일 카타르 도하 974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 브라질과 경기가 끝난 뒤 한국축구대표팀 부동의 왼쪽 풀백 김진수(30·전북)는 이같이 밝히며 고개를 숙였다.

이날 경기장 4만여 관중석 상당 부분을 노란 옷의 브라질 팬들이 채웠다.

전반 이어진 연속 득점 속 마치 브라질 홈경기인 듯한 분위기가 형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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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16강으로 대회 마침표
조별리그 3경기 혈전에 에너지 고갈
브라질 기술에 밀려 전반 7분 실점
전반 4골 허용… 백승호 후반 만회골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 다해

“솔직히 더 뛰고 싶었고, 어떻게든 잘 막아보려고 머리로는 생각했는데 몸이 안 움직였다. 내가 부족했다고 생각한다.”

6일 카타르 도하 974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 브라질과 경기가 끝난 뒤 한국축구대표팀 부동의 왼쪽 풀백 김진수(30·전북)는 이같이 밝히며 고개를 숙였다. 이날 한국은 브라질에 1-4로 무너졌다. 전반에만 네 골을 허용한 완패였다. 조별리그 3차전에서 강호 포르투갈을 잡아내며 16강에 오른 기세를 몰아 브라질에게 야심 차게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상대가 너무 강했고, 우리 선수들의 체력은 남아 있지 않았다.
6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974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 대한민국과 브라질의 경기. 대표팀 선수들이 경기 전 팀포토를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 초반 높은 라인을 유지하면서 브라질의 패스를 중간에서 끊는 적극적인 수비로 대응했지만 전반 7분 만에 선제 실점을 내주고 말았다. 하피냐(26·바르셀로나)의 돌파 이후 땅볼 크로스를 네이마르(30·파리생제르맹)가 흘려주자 비니시우스 주니오르(22·레알 마드리드)가 골로 연결했다. 여기에 4분 만에 또 실점했다. 운이 나빴다. 정우영(33·알사드)이 히샤를리송(25·토트넘)과 공을 경합하던 중 히샤를리송이 걸려 넘어졌고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네이마르가 침착하게 페널티킥을 성공시켰다.

이른 두 개의 실점이 선수들의 발을 얼어붙게 했다. 조별리그 3경기에서 혈전을 이어간 뒤 불과 사흘 만에 16강전에 나선 여파가 심리적 위축 속 밀어닥쳤다. 반면 주전 대부분이 3차전에서 벤치에 앉아 체력을 안배했던 브라질은 체력 우위 속 특유의 기술을 마음껏 발휘했다. 결국, 전반에만 2점을 더 내줬다. 전반 29분 골문 앞으로 파고들던 히샤를리송이 치아구 시우바(38·첼시)의 패스를 받아 득점했다. 전반 37분에는 역습 과정에서 비니시우스의 크로스를 루카스 파케타(25·웨스트햄)가 골문 앞으로 뛰어들며 골로 연결했다. 이렇게 전반이 끝났다. 한국은 연이은 실점에도 패스를 통한 빌드업을 이어가며 반격을 노렸지만 체력적 우위 속 더 효율적인 공격을 펼친 브라질의 벽을 넘지 못했다.

경기장 분위기도 선수들을 얼어붙게 했다. 이날 경기장 4만여 관중석 상당 부분을 노란 옷의 브라질 팬들이 채웠다. 조별리그 1위 통과를 낙관해 대진 결정 전 미리 티켓을 선점했기 때문. 한국팬들이 표를 구하기 위해 뒤늦게 나섰지만 결과적으로 조별리그보다 훨씬 적은 ‘붉은 악마’가 경기장을 찾았다. 전반 이어진 연속 득점 속 마치 브라질 홈경기인 듯한 분위기가 형성됐다.
백승호, 회심의 한 방 한국 축구대표팀 백승호(오른쪽)가 6일 카타르 도하 974 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라질과 카타르 월드컵 16강전에서 후반 31분 강력한 중거리 슛을 날리고 있다. 도하=연합뉴스
그래도, 한국은 이대로 무너지지 않았다. 브라질의 역습 공격을 각오하고 용감하게 라인을 올려 만회 골을 만들기 위해 나섰고, 끝내 후반 31분에 성공했다. 한국의 프리킥을 브라질 수비가 헤더로 걷어내자 후반 중반 교체 투입된 백승호(25·전북)가 골 에어리어 앞쪽에서 공을 잡아 중거리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이후 한국은 또 한 골을 따라잡기 위해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했으나 아쉽게도 추가 골은 나오지 않았다. 이렇게 벤투호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여정이 끝났다.

워낙 아쉬운 패배였기에 선수들은 고개를 숙였다. 주장 손흥민(30·토트넘)은 경기 뒤 “죄송하다”고 국민에게 사과를 전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이미 벤투호는 사상 두 번째 원정 16강 진출이라는 목표 도달에 성공한 터였다. 거센 항해에 지친 선원들이 더 멀리 가지 못했다고 이를 비난할 축구팬은 없었다. 대신 그동안의 노고에 박수를 치고, 마음고생을 위로했다. 붉은 옷의 팬들도 종료 휘슬이 울린 뒤 한동안 경기장에 남아 투혼을 보여준 선수들에게 아낌없는 지지를 보냈다.

도하=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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