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자 감세’ 철회하고 경기후퇴 대응력 갖춘 예산 짜야

한겨레 2022. 12. 6.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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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가 예산안 법정 처리 시한인 2일을 넘겨 내년 예산안 심의를 이어가고 있다.

지금이라도 철회의 결단을 내려 내년 예산안을 확정하기 바란다.

그런데도 내년 예산안 심의를 대하는 정부·여당의 태도는 오만하다 할 정도다.

법정 시한 안에 예산안을 처리하지 못한 지금도 태도가 그다지 달라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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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와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 등 여야 지도부가 6일 오후 국회 예결위 소회의실에서 내년도 예산안을 논의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국민의힘 성일종 정책위의장, 주호영 원내대표, 이철규 예결위 간사, 더불어민주당 박정 예결위 간사, 박홍근 원내대표, 김성환 정책위의장. 연합뉴스

여야가 예산안 법정 처리 시한인 2일을 넘겨 내년 예산안 심의를 이어가고 있다. 정부가 편성한 지출안을 두고는 이견이 많이 좁혀져, 이제 몇가지 쟁점만 남았다고 한다. 그러나 세입에 영향을 끼치는 세법 개정안을 두고는 여전히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정부·여당이 대기업과 고액의 주식·부동산 보유자 등 핵심 지지층에 대한 선심 쓰기에 집요하게 매달리고 있는 탓이다. 지금이라도 철회의 결단을 내려 내년 예산안을 확정하기 바란다.

시한 내 예산 확정은 정부·여당의 책무다. 마땅히 야당의 협조를 구하고 협상을 해야 한다. 더군다나 지금은 야당이 다수당이다. 그런데도 내년 예산안 심의를 대하는 정부·여당의 태도는 오만하다 할 정도다. 일찌감치 ‘준예산’을 운운하며, 야당에 아무것도 양보하지 않겠다고 선포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심사소위에 불참하기도 했다. 법정 시한 안에 예산안을 처리하지 못한 지금도 태도가 그다지 달라지지 않고 있다.

부자감세 논란이 이는 대표적인 감세안은 과표 3000억원 이상 구간에 매기는 법인세율을 25%에서 20%로 낮추는 것이다. 100여개 대기업이 혜택을 본다. 가업상속공제 적용 대상 중견기업 범위를 매출액 4000억원에서 1조원 미만으로 넓히고 공제액을 5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올리는 개정안, 일정 지분율을 넘겨 10억원 이상 주식을 보유한 사람에게 매기는 주식 양도소득세를 100억원 이상 고액 보유자에게만 매기는 개정안도 공익을 위한 것이라 볼 수 없다. 종합부동산세 감세 요구도 지나치다. ‘건전 재정’을 그토록 강조하는 정부·여당이 의미 없는 감세로 세수를 대폭 줄이려는 것은 논리 모순이다.

경기 흐름도 경제 활성화에 별 효과가 없는 감세를 철회할 것을 요구한다. 통계청이 집계한 10월 전산업 생산이 전달보다 1.5% 감소하면서 넉달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10월 감소폭은 30개월 만에 최대다. 한국은행은 내년 성장률이 1.7%로 뚝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데, 외국계 투자은행들은 상황을 훨씬 나쁘게 본다. 6일 국제금융센터 집계를 보면, 골드만삭스 등 9개 주요 외국계 투자은행(IB)이 지난달 말까지 보고서를 통해 밝힌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평균 1.1%였다. 경기 후퇴에 적극 대응하는 지출 예산을 짜야 한다. 그리고 향후 경기침체의 골이 깊어져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게 부자감세를 철회해 재정 여력을 확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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