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으로 번지는 미분양] 전국 미분양, 평촌보다 많은 4만7217호… 지방 → 서울 확대

박순원 2022. 12. 6.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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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대비 330% 증가폭
비수도권 증가속도 더 가팔라
전북, 한달새 762호 늘어 최다
서울은 '준공 후 미분양' 급증
<연합뉴스 제공>

금리 상승과 집값 하락 우려로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 전국 미분양 주택 수도 크게 늘고 있다. 서울에서도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단지 수가 크게 증가했다.

6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올해 10월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 수는 4만7217호로 평촌의 아파트 수(4만 2500호)보다 많다. 전월 대비 5613호(13.5%) 늘었다. 지난해 10월(1만4075호)과 비교하면 330% 이상 증가한 것이다.

비수도권 지역의 미분양 주택 증가 속도는 더 가파르다. 10월 지방 미분양 주택 수는 3만9605호로, 전월 대비 17.2%(5814호) 증가했다. 이 중 전북지역 미분양 주택은 1383호로 한 달 새 122.7%(762호)가 늘어 가장 큰 폭으로 늘었으며 강원(1262호→2287호), 경남(2401호→4176호)도 한달새 각각 81.2%와 73.9% 증가했다.

서울 미분양 주택도 급증하고 있다. 10월 서울 미분양 주택은 총 866호로 올해 2월 47호와 비교하면 16배 이상 늘었다. 경기권 미분양 주택 수도 5080호로 지난 1월 855호 대비 6배 이상 뛰었다.

서울에선 '준공 후 미분양' 단지도 늘고 있다. 준공 후 미분양은 입주가 시작된 뒤에도 분양되지 못한 단지로, '악성 미분양'으로도 불린다. 서울의 준공 후 미분양 단지는 210호로 전월 대비 12.3%(23호) 많아졌다.

전국 미분양 주택 수가 늘어나는 주요 원인은 집값 하락 우려로 주택 수요가 줄면서 거래 또한 크게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0월까지 전국의 주택 매매량은 44만996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89만4238건)과 비교해 49.7% 감소했다.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은 17만9159건으로 전년동기 대비 58.5% 줄었고, 지방(27만808건)도 41.5% 감소했다. 같은 기간 서울 주택 거래량도 5만611건에 그쳐 전년 대비 55.1% 줄었다. 특히 11월 서울의 아파트 거래량은 총 491건으로 지난 8월 이후 매달 최저치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아파트 매매 수급 지수도 매주 최저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1월 넷째주(28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74.4로 지난주(75.9)보다 1.5포인트(p) 떨어졌다. 이는 부동산원 조사가 시작된 2012년 7월 첫째 주(75.0) 이래 가장 낮은 수치다. 집값의 가파른 하락세와 금리 상승 기조가 겹치면서 전국 아파트 매수심리가 역대급으로 얼어붙은 것이다. 매매수급지수가 기준선인 100보다 낮으면 시장에서 집을 팔려는 사람이 사려는 사람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도 66.7로 지난주(67.9)에 비해 1.2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2012년 7월 첫째 주(58.3) 이후 10년 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특히 중저가 아파트가 많은 서울 외곽 지역 매수심리 하락세가 두드러진다. 수도권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도 이번주 69.4를 기록하며 70선이 붕괴됐다. 지난주(70.5)보다 1.1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이와 반대로 전·월세 거래량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10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10월 전·월세 거래량(신고일 기준)은 20만4403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7.6% 증가했다. 금리 상승과 집값 고점 인식,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매매거래가 거의 실종되면서 전월세 계약만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올해는 특히 잇단 금리 상승으로 대출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월세'가 대세로 굳어진 모양새다. 대법원 등기정보광장 통계를 보면 올해 4월 이후 전체 임대차 거래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전세 계약 비중을 넘어섰다. 권주안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위원은 "내년에도 고금리에 따른 주택 매수심리 위축이 지속돼 집값의 추가 하락은 불가피하다"며 "집값이 저점에 도달한 이후엔 L자형 저점을 유지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박순원기자 ss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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