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에 ‘전세의 월세화’ 가속되나… 5대 은행 전세대출 두 달째 줄어

홍준기 기자 2022. 12. 6.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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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이 일대 아파트 단지의 모습. /뉴스1

5대 은행의 전세대출 잔액이 두 달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대출 금리가 전·월세 전환율(전세 보증금을 월세로 전환할 때 적용하는 연 환산 이율)보다 높아지면서 전세보증금의 일부 또는 전부를 월세로 돌리는 ‘전세의 월세화’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전세대출 잔액은 133조647억원으로 10월 말보다 9978억원 줄었다. 10월에도 전세대출 잔액은 1351억원 줄어들었는데, 지난달에는 감소 폭이 훨씬 커졌다. 지난 9월에도 전체 전세대출 증가세가 주춤해졌었는데, 10월에는 감소세로 돌아섰다.

전세대출 금리가 오르면서 월세를 선택하는 세입자가 늘어나고 있다. 지난 10월에는 5대 은행의 전세대출 평균 금리가 연 4.43~5.27% 수준이었는데 지난달에는 연 5.07~6.03%로 올랐다. 은행들이 자금을 끌어오기 위해 예·적금 금리를 올리면서 전세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도 상승했기 때문이다. 10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98%로 역대 최고 수준이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11월 서울 아파트의 전·월세 전환율은 3.46%였다. 전세대출을 받고 은행에 이자를 내는 것보다 월세를 내는 것이 더 나은 상황이 된 것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들어 10월까지 전체 전·월세 거래에서 월세의 비율은 51.8%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8.7%포인트 높아졌다.

당분간 전세대출 금리가 큰 폭으로 내려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미국 등 주요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금융 당국은 대출금리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은행들에 예금 금리 인상을 자제할 것을 요구하고, 대출금리에 대한 모니터링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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