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날두 앞에서 메시 외쳤다! 응원 점수로는 우승컵 들어 올린 붉은악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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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만에 월드컵 16강 진출의 쾌거를 이뤄낸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에겐 '12번째 태극전사'로 불리는 붉은악마가 늘 함께했다.
응원점수로만 따지면 한국의 붉은악마가 우승컵을 들어 올릴 수 있을 정도의 열정이다.
'국대(국가대표)급' 응원단 붉은악마인 만큼 응원도구의 규모도 남다르다.
한국 축구 대표팀의 월드컵 도전은 16강에서 멈춰 서게 됐지만, 붉은악마의 응원은 끝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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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쇼 사태' 호날두 골 잡을 때마다 메시 외치며 자극
박재우 원정단장 "월드컵 끝났지만 K리그 관심 부탁"
12년 만에 월드컵 16강 진출의 쾌거를 이뤄낸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에겐 '12번째 태극전사'로 불리는 붉은악마가 늘 함께했다. 생업도 포기하고 내 돈 써가며 카타르 현지까지 원정 응원을 떠난 붉은악마들은 총 450여 명. 11명의 태극전사들이 혼신의 힘을 다해 그라운드를 누빌 때, 붉은악마들도 혼신의 힘을 다해 목이 터져라 대한민국 승리를 외쳤다.
간절한 응원의 힘은 세계를 압도했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조별리그 40경기를 대상으로 관중석 소음 측정 결과, 한국과 우루과이가 맞붙은 H조 1차전 소음이 131데시벨로 가장 높았다는 진기록마저 나왔을 정도다. 응원점수로만 따지면 한국의 붉은악마가 우승컵을 들어 올릴 수 있을 정도의 열정이다.
카타르 현지에서 응원을 진두지휘한 붉은악마의 박재우 원정단장은 6일 YTN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카타르 월드컵 응원 비화를 들려줬다.
먼저 FIFA가 "록 콘서트장의 소음과 맞먹는 수준"이라며 놀라워한 데시벨 1위 우르과이 경기 응원은 확성기 등 어떠한 장비도 도움받지 않은 '리얼' 육성 응원이었다고 한다. 박 단장은 "대한민국 승리와 좋은 성적을 위해 한마음으로 큰 목소리를 내주셨기 때문에 (대표팀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던 것 같다"며 "체감상 (한국 팀이 승리한) 포르투갈전은 우루과이전보다 훨씬 더 (함성이) 컸다"고 전했다.
12번째 태극전사들은 심리전도 능하다. 분위기를 압도해 상대팀의 기를 죽이거나 자극해 흥분하게 만드는 건 각국 응원단들이 구사하는 전술 중 하나.
붉은악마의 이번 타깃은 2019년 K리그와 유벤투스 팀 친선경기 당시 이른바 '노쇼' 사태로 한국 팬들로부터 미운털이 단단히 박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였다. 포르투갈 경기에서 붉은악마들은 호날두가 골을 잡을 때마다, 호날두의 영원한 라이벌인 아르헨티나 대표팀 주장 리오넬 메시를 반복적으로 연호하며 그를 자극했다.
붉은악마의 난데 없는 메시 응원에 흔들린 탓일까. 호날두는 경기에서 부진을 면치 못했고, 한국 팬들 사이에선 포르투갈전 승리의 숨은 공신은 호날두였다는 우스갯소리마저 나왔다. 박 단장은 "상대편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고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게 하는 게 저희 응원의 목표로, 크게 어긋나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 방해하려고 노력한다"며 "호날두가 세계 정상급의 선수라면 할 수 있는 헤딩골도 미스를 내는 걸 보면서 응원이 효과를 낸 것 같았다”고 했다.
'국대(국가대표)급' 응원단 붉은악마인 만큼 응원도구의 규모도 남다르다.
선발대가 싣고 온 응원도구만 해도 대형 상자로 23개 분량. 수하물 추가 요금만 160만 원이 넘었을 정도다. 관중석을 수놓은 붉은악마의 트레이드마크 대형 태극기 응원은 '수출'도 됐다. 박 단장은 "1차전인 우루과이전부터 대형 태극기를 올리는 걸 보고, 일본과 미국, 브라질 등 다른 나라들이 많이 따라하더라"며 뿌듯해했다.
한국 축구 대표팀의 월드컵 도전은 16강에서 멈춰 서게 됐지만, 붉은악마의 응원은 끝이 아니다. 박 단장은 "월드컵은 4년에 한 번 있는 행사가 아니다. 그 전부터 수많은 예선 과정을 거쳐 이뤄내는 열매이기 때문"이라며 곧 시작될 K리그에 대해서도 국민들의 관심이 이어지길 당부했다. 월드컵이 끝나더라도, 한국 축구에 대한 사랑을 쭉 보내달라는 12번째 태극전사의 러브콜이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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