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도 평론도 없다…한 주제의 소설들로 채운 계간 '긋닛' 첫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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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도 작가 소개도 평론도 없다.
하나의 주제를 소개하는 에세이와 그 주제에 관한 소설 세 편이 전부다.
2호 '기후위기' 필진으로 참여한 우다영 편집위원은 "주제를 계급의 문제로 풀어낸 나와 달리 최진영 작가는 세대의 문제로 접근했더라"면서 "한 주제를 다르게 바라보는 작품을 적어도 세 편은 볼 수 있는 게 매력"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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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 에세이 한 편과 소설 세 편 묶어내
"뉴스가 사회 문제를 요약한다면,
소설은 그 단면을 그려…공감의 힘"
목차도 작가 소개도 평론도 없다. 하나의 주제를 소개하는 에세이와 그 주제에 관한 소설 세 편이 전부다. 간결함을 앞세운 계간지 '긋닛'이 녹록지 않은 문예지 시장에 첫발을 내딛었다. 사회 현안을 전면에 내세워 공감과 소통의 장을 열겠다는 포부다.
편집위원을 맡은 김태용 소설가는 6일 오전 서울 종로구에서 열린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요즘 들어) 소설을 통해 사회를 보는 게 거리감이 좀 생긴 방식 같지만, (면밀히 보면) 동시대 문제가 청년의 삶과 밀접하고 작가들의 글 속에도 다 있다"면서 사회 현안에 집중한 문예지를 기획한 이유를 설명했다. 뉴스가 사회 문제를 요약해서 보여준다면, 소설은 그 단면을 보여주고 공감을 얻는 데 탁월하다는 자부심이 바탕이 됐다.
제호 '긋닛'은 끊어지고 이어진다는 '단속(斷續)'의 옛말이다. 일상을 살아내는 우리가 잠시 멈춰 이야기를 통해 사유하고 돌아보며 각자의 방식으로 나아갈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이달 1일 동시 발간된 1, 2호의 주제는 '비대면'과 '기후위기'다. 계간지 특성에 맞게 한두 계절 이상 고심해볼 만한 주제들로 골랐다. 구병모 이상우 정용준 우다영 정지돈 최진영 소설가가 필진으로 참여했다.
공통 주제 아래 소설을 모으는 방식은 작가·독자 모두에게 새롭다. 민병훈 소설가(편집위원)는 "키워드를 주고 소설을 쓰게 하는 방식은 작가에게 도전의식, 의욕을 불러일으킨다"고 전했다. 통상적인 문예지 원고 청탁 형식과는 달라서다. 2호 '기후위기' 필진으로 참여한 우다영 편집위원은 "주제를 계급의 문제로 풀어낸 나와 달리 최진영 작가는 세대의 문제로 접근했더라"면서 "한 주제를 다르게 바라보는 작품을 적어도 세 편은 볼 수 있는 게 매력"이라고 했다.
물론 문예지의 열악한 수익성 문제도 우려했다. 하지만 "이 시대의 많은 사람들에게 밀접하게 다가오는 사회 문제를 소설이라는 매체를 통해 보여주는 문예지라면 수요가 생기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우 편집위원은 말했다. 또 '긋닛' 구독자들이 소통할 수 있는 북클럽 같은 행사를 통해 열린 매체로서의 역할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 잡지가 주제 현안에 대해 토론하고 소통하는 시발점이 되는 것이다.
많은 참여를 위해 지면도 열어 뒀다. 3호 이후부터는 매호 주제를 미리 공지해 등단 여부와 상관없이 응모원고를 받는다. 좋은 작품이 있다면 청탁 작가 소설 세 편 외에도 1, 2편 정도를 더 실을 예정이다. 3, 4, 5호의 주제는 노동, 지방 소멸, 빚(채무)으로 정했다. 종이책 출간 후 가족독서플랫폼 '젤리페이지'를 통해 전자책으로도 발행한다.
진달래 기자 a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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