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랑루즈!’ 주역 아이비·김지우 “역대급 화려한 무대, ‘자본주의 뮤지컬’ 느낄 수 있을 것”

선명수 기자 2022. 12. 6.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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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초연하는 뮤지컬 <물랑루즈!>
‘사틴’ 맡은 아이비·김지우 인터뷰
7개월 걸친 오디션 끝에 주인공 ‘사틴’ 낙점
“영화보다 진취적인 사틴 보여드릴 것”
뮤지컬 <물랑루즈!>의 주역으로 무대에 서는 배우 아이비(왼쪽)와 김지우. CJ ENM 제공

1899년 프랑스 파리, 지상에서 가장 화려한 쇼를 펼치는 클럽 ‘물랑루즈’의 디바 사틴과 젊은 작곡가 크리스티안의 사랑 이야기를 담은 영화 <물랑루즈>(2001)가 뮤지컬로 재탄생한다. 2019년 미국 브로드웨이 초연 이후 영국, 호주, 독일에 이어 오는 20일부터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한국 관객과 만난다.

지난해 토니어워즈 10관왕을 포함해 글로벌 어워즈 36개를 싹쓸이한 이 대작 뮤지컬의 한국 공연 소식이 알려지자, 배우 니콜 키드먼이 연기했던 사틴을 누가 맡을지 관심이 쏠렸다. 7개월간의 긴 오디션 끝에 한국의 사틴으로 낙점된 이는 뮤지컬 배우 아이비(40)와 김지우(39). 지난 5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 만난 두 배우는 치열했던 오디션 과정을 떠올리며 “사틴으로 무대에 서는 것이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물랑루즈!>는 연말 대작 뮤지컬의 행렬 속에서도 기대작으로 꼽힌다. 사전 제작비 2800만달러(약 395억원)의 초대형 스케일로 브로드웨이 개막 때부터 화제를 몰고다닌 흥행작이다. CJ ENM이 글로벌 공동 프로듀싱으로 참여했다. 아이비는 “와서 무대를 보시면 이것이 바로 ‘자본주의 뮤지컬’이라고 느끼실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에서 이런 작품이 올라오는 것에 놀랄 정도예요. 돈냄새가 물씬 난달까요(웃음). 많은 라이선스 뮤지컬 무대에 서봤지만, 이렇게 화려한 작품은 처음이에요. 조명도 정말 많이 쓰여서 무대에선 눈이 부셔서 아무것도 안 보이는데, 객석에서 보면 그 화려함에 소름이 끼칠 정도예요.”(아이비)

이번 한국 공연은 브로드웨이 무대를 그대로 재현한 레플리카 방식으로 열린다. 오리지널 창작진이 공연을 위해 내한했다. 무대 세트와 소품, 의상 등은 오리지널 프로덕션 무대를 그대로 구현하기 위해 미국, 호주, 영국, 프랑스에서 제작했다. 극중 16벌의 의상을 입는 두 배우는 의상 피팅을 위해 호주까지 다녀왔다. 아이비는 “처음엔 왜 호주까지 가서 피팅을 해야 하는지 의문이었는데 막상 가보니 이해할 수 있었다”며 “16벌의 의상을 만든 디자이너가 모두 다른데, 수없이 의상 수정과 피팅 과정을 반복하며 창작진이 얼마나 완벽함을 추구하는 장인들인지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캐스팅 과정도 까다로웠다. 두 배우는 지난해 11월부터 7개월에 걸친 오디션을 뚫고 사틴 역에 낙점됐다. 김지우는 “태어나 이렇게 어려운 오디션은 처음이었다”며 “몇 번을 다시 봤는지 모를 정도로 마치 워크숍처럼 실시간으로 창작진과 소통하며 여러 모습을 보여줘야 했다”고 말했다. 다른 작품 출연을 병행하며 오디션을 진행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김지우는 그만큼 사틴 배역이 욕심이 났다고 했다. 최종 합격 전화를 받고 나선 많이 울었다.

2019년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한 뮤지컬 <물랑루즈!>의 한 장면. CJ ENM 제공
2019년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한 뮤지컬 <물랑루즈!>의 한 장면. CJ ENM 제공

“영화 <물랑루즈>를 워낙 좋아하기도 했고, 미국에서 뮤지컬로 공연한다는 소식을 듣고 오로지 이 작품을 보려고 2019년에 무작정 뉴욕에 가기도 했어요. 한국에서 공연하면 무조건 오디션을 봐야겠다는 생각이었는데, 알고 보니 전체 배우 중에 제가 1번으로 지원서를 넣었더라고요. 청심환 먹고 오디션 들어간 것은 처음인 것 같아요.”(김지우)

아이비 역시 “떨어지더라도 한 번 용기를 내보자는 마음에 오디션에 지원했다”며 “용기를 내다 보니 이 자리에 와 있는 것 같다. 정말 큰 행운이고 기적”이라고 말했다.

영화 속 니콜 키드먼과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두 배우는 “뮤지컬 <물랑루즈!> 속 사틴은 영화보다 강인하고 진취적인 모습으로 그려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아이비는 “영화와 드라마가 내용적으로 다른 면이 있다”며 “뮤지컬에서는 재정적인 위기에 빠진 물랑루즈를 책임감을 갖고 구해내려는 사틴의 드라마가 더 많이 보일 것”이라고 예고했다.

화려한 무대와 함께 70곡이 넘는 팝송을 편곡한 음악도 공연의 관람 포인트다. 오펜바흐부터 마돈나, 비욘셰, 아델, 리한나, 레이디가가 등 3개 대륙에 걸쳐 16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사랑받아온 음악들이 절묘한 편곡으로 뮤지컬 넘버로 재탄생했다. 1막 마지막 넘버인 ‘엘리펀트 러브 메들리’ 한 곡에만 유명 팝송 20곡이 담겼다. 165명의 작곡가가 창작한 70곡 넘는 노래들을 무대에 올리기 위해 권리 관계를 푸는 데만 10년이 넘게 소요됐다고 한다.

원곡의 영어 가사를 한국어로 개사해 재미가 반감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김지우는 “가사 번역이 워낙 재치있게 잘 됐고, 음악과 드라마가 잘 어우러져서 노래를 모르는 관객들이라고 해도 충분히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틴의 상대역이자 영화에선 이완 맥그리거가 연기한 크리스티안은 뮤지컬 배우 홍광호·이충주가 캐스팅됐다. 클럽 물랑루즈를 이끄는 단장 지들러는 김용수·이정열이, 물랑루즈의 투자자 몬로스 공작은 손준호·이창용이 연기한다. 보헤미안의 아이콘 로트렉 역에는 최호중·정원영이 나선다.

2018년 뮤지컬 <시카고>의 록시 하트 역을 나란히 맡으며 무대에서 처음 만난 두 배우는 “눈부시게 화려한 쇼뿐만 아니라 드라마와 감동도 있는 작품”(아이비)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신나게 웃다가 또 울다가, 다시 신나게 웃으면서 극장을 나설 수 있는 공연입니다. 빨리 관객들과 만나고 싶어요.”(김지우)

뮤지컬 <물랑루즈!>의 주역으로 무대에 서는 배우 김지우(왼쪽)와 아이비. CJ ENM 제공
2019년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한 뮤지컬 <물랑루즈!>의 한 장면. CJ ENM 제공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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