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곁에 두고 자주 들을 한국 가곡 담았죠"
한국가곡 100주년 기념
새 음반 '사랑할 때' 발매
가사 의미 전달력 높이려
새로운 창법 연구해 녹음
"이번 음반을 준비하면서 팬들께 첫눈이 오는 날 전해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약속했거든요. 기적처럼 눈이 오는 날 전할 수 있어서 기분이 정말 좋습니다."
'국민 소프라노' 조수미(사진)가 새 음반 '사랑할 때(in LOVE)'로 팬들 곁에 돌아왔다. 조수미는 3년 만에 선보이는 음반의 주제를 '사랑하는 시간'으로 정하고 우리의 언어와 정서를 담은 11곡을 통해 추운 겨울 음악으로 느낄 수 있는 따스함을 전하겠다고 말했다.
6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조수미는 "정통 클래식 음악에서 벗어나 쉬고 싶을 때 찾는 '바캉스' 같은 음반"이라며 "한 곡만 꼽기 어려울 정도로 이번 음반에 수록된 모든 곡이 메인곡"이라고 설명했다.
그의 말처럼 이번 음반에는 가곡과 가요, 크로스오버까지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우리 가사로 담았다.
이번 음반에는 1922년 '동무생각' 이후 100년을 이어온 한국 가곡의 역사를 기념하는 의미도 담겨 있다. 이에 조수미는 많은 이가 가곡을 즐길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였다는 점을 강조했다. 대표적인 것이 창법이다. 이번 음반을 녹음하며 정통 성악 발성을 최대한 배제하고 편안한 목소리로 임했다고 설명했다. 가사의 의미가 듣는 이들에게 명확하게 전달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우리 가곡이 100년 이어져 왔지만 우리 노래임에도 듣는 분들이 많이 어려워하고 힘들어하신다는 걸 느꼈어요. 그래서 가까이 두고 자주 찾을 수 있는 음반을 만들자는 생각으로 창법을 연구했죠. 방황도 했고 어려운 결정이었지만 제 모든 혼과 열정을 쏟아부어 만든 자랑스러운 앨범이라고 자부합니다."
그는 베이스 바리톤 길병민과의 듀엣곡 '첫사랑'을 소개하며 자신의 첫사랑과 얽힌 추억도 털어놨다.
"대학교 1학년 때 남자친구와 첫눈이 내리면 경복궁에서 만나기로 약속했어요. 그걸 잊고 도서관에서 공부하다 밖에 나갔더니 눈이 산더미처럼 쌓였더라고요. 그래서 바로 경복궁으로 달려갔는데 아무도 없었죠. 알고 봤더니 그 친구는 제가 안 나타나니 저희 집 앞에 찾아가 몇 시간을 기다렸던 거예요. 지금 이 나이가 되도록 첫사랑, 첫눈의 강렬함과 애틋함은 잊을 수가 없어요. 그런 마음을 이번 음반으로 전하고 싶었고요."
평소 축구광으로 잘 알려진 조수미는 이날 간담회에서도 월드컵 16강 무대에서 싸워준 태극전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잊지 않았다. 조수미는 "경기 보느라 밤을 새우신 분들처럼 저도 한숨을 못 잤다"며 "축구팬으로서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사랑과 감사, 존경심을 보낸다"고 마음을 전했다.
조수미는 새 음반과 함께 연말 공연으로 국내 팬들과 만난다. 오는 22일에는 롯데콘서트홀에서 세계적인 바리톤 토머스 햄프슨과 듀오 콘서트 '아트 송즈'를 연다. 조수미는 2부에서 바흐, 드뷔시, 사라사테, 샤브리에 등의 곡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23일에는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이번 음반에 참여한 음악가들과 함께 수록곡들을 선보이는 공연을 연다. 첼리스트 홍진호, 바이올리니스트 대니 구, 해금연주자 해금나리, 최영선 지휘의 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 등이 함께 무대에 선다. 조수미는 이 공연의 연주료 전액을 사회 취약계층에 기부할 계획이다.
[박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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