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폐암신약 美·유럽 허가 도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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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폐암신약 렉라자의 치료범위를 넓히고 있는 유한양행 전략에 청신호가 켜졌다.
그는 "렉라자가 세계 폐암 치료 옵션이 될 것"이라며 "미 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단독치료제 허가를 받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폐암 환자 1차 치료제로 렉라자를 단독 사용했더니 기존 항암제인 아스트라제네카의 이레사보다 효과가 좋았다.
세계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시장은 29조원을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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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진단 후 바로 복용' 성공
단독 치료제 승인 땐 가치↑
2018년 1.4조원에 기술 수출
글로벌 판매는 얀센이 맡아
"약값 저렴, 동남아 시장 기대"
국산 폐암신약 렉라자의 치료범위를 넓히고 있는 유한양행 전략에 청신호가 켜졌다. 암 진단 후 바로 처방하는 1차 치료제로 바꾸기 위한 임상시험에 성공하면서다. 지금은 다른 항암제가 듣지 않는 환자를 위한 2차 치료제로만 쓰인다. 유한양행은 이 약을 폐암 환자에게 단독으로 쓸 수 있도록 미국·유럽 허가를 받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내년 초 식약처에 1차 변경 신청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는 6일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렉라자 글로벌 임상 3상 결과 발표회’를 열고 “내년 초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렉라자 1차 치료제 변경을 신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렉라자가 세계 폐암 치료 옵션이 될 것”이라며 “미 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단독치료제 허가를 받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폐암은 크게 암 세포 크기가 작은 소세포폐암과 여기에 속하지 않은 비소세포폐암으로 나뉜다. 암종에 따라 쓸 수 있는 항암제가 다르다. 폐암 환자의 80% 정도는 비소세포폐암 환자다.
렉라자는 비소세포폐암 환자 중 특정 유전자 돌연변이(EGFR)가 있는 환자에게 쓰는 표적항암제다. 2018년 미국 제약사 얀센에 기술수출하면서 한국을 제외한 글로벌 판권이 넘어갔다. 최대 1조4000억원에 이르는 계약이었다.
얀센은 그동안 이 약을 이중항체 치료제인 ‘리브레반트’와 함께 쓰는 ‘병용’ 전략에 집중했다. 평가 가치는 50억달러(약 6조6000억원)다. 조 대표의 설명대로 ‘단독 치료제’로도 미국과 유럽에서 승인받으면 시장 가치는 더 커진다.
아시아인·특정 변이에 강점
이날 발표한 임상 결과는 지난 3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유럽종양학회 아시아총회(ESMO asia)에서 공개된 것이다. 시장성 확대를 위한 결과물로는 합격점을 받았다. 폐암 환자 1차 치료제로 렉라자를 단독 사용했더니 기존 항암제인 아스트라제네카의 이레사보다 효과가 좋았다. 렉라자 투여 환자는 20.6개월 동안 암이 진행하지 않는 상태로 생존했다. 이레사 투여군은 9.7개월이었다. 렉라자가 폐암이 악화되거나 폐암으로 사망할 위험을 이레사보다 55% 낮췄다.
임상시험을 주도한 조병철 세브란스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아시아 환자와 특정 하위 변이(L858R) 환자에게 효과가 좋은 데 주목했다. 렉라자의 강력한 경쟁자로 알려진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가 효과를 제대로 입증하지 못했던 환자군이다. 뇌로 암이 전이된 환자에게도 렉라자는 효과가 있었다. 기존 치료제가 큰 효과를 내지 못했던 환자들이다.
조 교수는 “EGFR 변이는 아시아인에게 많은데 기존 항암제는 아시아인에겐 효과가 다소 떨어졌다”며 “그동안 어떤 표적항암제도 L858R 변이 효과를 보여주지 못했다”고 했다. 렉라자가 폐암 1차 표준치료법으로 자리잡기에 충분하다는 취지다.
국내에선 약값 고민 깊어져
세계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시장은 29조원을 넘는다. EGFR 표적항암제 시장에서만 5개 넘는 신약이 각축전을 펼치고 있다. 이번 임상 결과를 받아든 유한양행과 얀센은 각각 국내와 글로벌 시장 확대 전략을 세우고 있다. 국내 판권을 보유한 유한양행의 고민은 약값이다. 렉라자 1정(80㎎)의 보험 약가는 6만8964원이다.
국내에서 치료 범위가 확대되면 그에 맞춰 보험 약가는 깎인다. 치료 활용도를 높이는 데엔 유리하지만 싼 약값이 글로벌 약가 책정 기준이 돼 시장성이 떨어질 수도 있다. 유한양행은 균형을 맞추는 선에서 협상에 나설 계획이다.
세계 시장 확대는 얀센의 몫이다. 미국 유럽뿐 아니라 소득 수준이 낮은 동남아시아 등에서도 활용도가 높을 것이란 평가다. 경쟁 약물에 비해 비교적 값이 저렴해서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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