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벽 못 넘었지만 … 우리는 그대들이 자랑스럽다
김민재·황희찬은 테이핑 투혼
온몸 던져 한국 16강 이끌어
尹대통령 "4년 뒤 기대"격려
내일 대통령실서 대표팀 오찬
한국 축구대표팀의 유쾌한 도전이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월드컵 16강으로 막을 내렸다.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월드컵 이후 12년 만에 16강 무대를 밟는 데 주장 손흥민(토트넘 홋스퍼)과 김민재(나폴리), 황희찬(울버햄프턴 원더러스)등의 부상 투혼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6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974 스타디움에서 브라질과 겨룬 16강전에서 1대4로 졌다. 사상 첫 원정 월드컵 8강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조별리그 3경기와 16강전에서 한국 특유의 투지 있는 경기력을 펼쳐 전 세계 축구팬들을 놀라게 했다.
월드컵 16강 진출이라는 숙원을 푸는 데 기여한 공신으로 마스크 투혼을 선보인 손흥민을 빼놓고는 이야기할 수 없다. 사실 손흥민이 지난달 초 안와골절 부상을 당했을 때만 해도 이번 월드컵에 출전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주를 이뤘다. 한국의 조별리그 1차전까지 3주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손흥민은 포기하지 않았다. 복귀 시간을 벌기 위해 수술 날짜까지 당긴 손흥민은 "단 1%의 가능성만 있어도 앞만 보고 달려가겠다"며 월드컵 출전 의사를 드러냈다.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친 뒤 대표팀에 합류한 손흥민은 카본 재질의 특수 마스크를 쓰고 훈련을 시작했다.
마스크 때문에 땀이 차고 시야가 좁아지는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한국이 치른 4경기 모두 풀타임을 소화한 손흥민에게 부상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다. 자칫 선수 생명이 위태로워질 수 있었지만 손흥민은 그라운드에서 온몸을 던졌다.
손흥민의 마스크 투혼에 벤투 감독과 동료 25명 모두 감동했다. 손흥민의 투혼과 희생 리더십 아래 하나가 된 한국은 포르투갈과의 조별리그 3차전에서 9%의 가능성을 뚫고 16강 진출이라는 값진 결실을 만들어냈다.
수비의 중심에는 종아리 부상에도 철벽 수비를 선보인 김민재가 있었다. 2018 러시아월드컵을 앞두고 부상을 당해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던 김민재는 이번 월드컵에서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치렀다. BBC는 한국이 우루과이와 격돌한 조별리그 1차전이 끝난 뒤 김민재를 두고 상대 공격수를 완벽하게 막아내는 괴물이라고 묘사하며 극찬했다.
우루과이전에서 종아리 부상을 당했지만 김민재는 테이핑을 하고 조별리그 2차전과 16강전에 출전하는 투혼을 선보였다. 통증이 심해져 결장한 조별리그 3차전에서는 벤치에서 그라운드를 누비는 선수들 이름을 큰 소리로 부르며 격려했다.
황희찬의 부상 투혼 역시 빛났다. 햄스트링(허벅지 뒤 근육)을 다쳐 조별리그 2차전까지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던 황희찬은 부상에서 회복한 뒤 '돌격대장'이라는 별명답게 중앙과 측면에서 남다른 경기력을 선보였다. 허벅지에 테이핑을 하고 출전했던 프로투갈전에서는 한국을 16강으로 이끄는 결승골을 터뜨려 벤투 감독이 자신을 선택한 이유를 증명했다.
세 선수 외에도 김진수(전북 현대)와 황인범 등 태극마크를 단 모든 선수는 승리를 위한 간절함으로 똘똘 뭉쳐 경기에 나섰다. 한국이 치른 4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했던 김진수는 "대표팀에 아프지 않은 선수가 없다. 진통제를 먹고 통증을 참는 선수도 있었다"며 "대한민국을 대표해 여기에 온 만큼 책임감을 갖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다"고 말해 큰 감동을 줬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경기가 끝난 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한국 축구대표팀을 격려했다. 윤 대통령은 "주장 손흥민을 포함해 26명의 선수 여러분, 벤투 감독님과 코치진 모두 수고했다"며 "이제 대한민국 축구가 넘지 못할 장벽은 없다. 우리의 도전은 계속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행복한 마음으로 4년 뒤를 꿈꿀 것"이라고 밝혔다.
2022 카타르월드컵에서 기적적으로 16강이라는 목표를 달성한 한국 축구대표팀 일원은 귀국 후 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 대통령과 오찬을 함께할 예정이다.
[임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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