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동정담] 꺾이지 않는 마음
대한민국이 12년 만에 월드컵 16강 티켓을 따낸 지난 3일. 카타르월드컵 스타로 등극한 조규성 선수가 인스타그램에 올린 태극기 사진에는 손글씨로 이런 문구가 적혀 있었다.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 그리고 'Impossible Is Nothing'.
'꺾이지 않는 마음'은 이번 월드컵이 우리에게 남긴 강렬한 메시지가 아닐까 싶다. 2002년 한일월드컵을 관통했던 화두 '꿈은 이루어진다'처럼.
폭풍처럼 화제가 된 이 문구는 e스포츠 '리그오브레전드(LOL·롤)' 세계에서는 이미 알려진 유행어. 올해 11월 미국에서 열린 '롤 월드챔피언십(롤드컵)'의 출전권을 따낸 한국 4개 팀 중 가장 약체팀인 DRX가 한 언론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유래됐다. 첫 본선 조별리그 경기에서 유럽 강팀에 패한 DRX의 주장 데프트(김혁규)는 "오늘 지긴 했지만 저희끼리만 안 무너지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했고, 이 인터뷰는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는 제목으로 보도됐다. 당시에는 아무도 언더독인 DRX의 승리를 예상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들은 프로게이머 페이커(이상혁)가 이끄는 최강팀 T1을 꺾고 기적처럼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데프트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저와 팀의 우승이 저보다 더 힘든 시간을 보내고 계시는 분들께 희망이 됐으면 좋겠다"며 다시 이 문구를 언급했다. 이 말은 '언더독의 승리'를 상징하며 급속도로 퍼져나갔다.
한국팀이 포르투갈을 상대로 드라마틱한 역전 우승을 이끌어내자 다시 '꺾이지 않는 마음'이 회자됐다. 피가 나도 근육이 찢어져도 달리는 태극전사들의 '불굴의 투지'와 드라마틱한 승리가 이 말과 딱 맞아떨어졌기 때문일 것이다. 16강전에서 패배한 후 주장 손흥민은 "죄송스럽다"며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죄송하지 않아도 된다. 8강행은 좌절됐지만 모두가 행복했고 포기하지 않으면, 마음이 꺾이지 않으면 뭐든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기 때문이다. 힘들 때마다 '중꺾마'를 되뇌며 마음을 다잡게 될 것 같다.
[심윤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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