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건한 테크펀드 믿음 … 올들어 9천억 '쑥'

원호섭 기자(wonc@mk.co.kr) 2022. 12. 6.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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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46개 펀드 종류에서
IT·4차산업만 설정액 늘어

올 한 해 주요국의 기준금리 인상, 인플레이션 등 불확실한 경기 상황이 이어지면서 투자자들이 갈팡질팡했지만 유독 '정보기술(IT)' 분야 펀드에는 뭉칫돈이 흘러들었다. 특히 미국과 한국의 IT·반도체 기업을 중심으로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비롯한 공모펀드에 많은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한 해 설정액이 10억원 이상인 IT 펀드에 지난 1월 이후 9086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최근 1개월, 3개월로 기간을 좁혀도 설정액은 각각 951억원, 1991억원 늘어났다.

에프앤가이드가 제공하는 총 46개 펀드 테마 중에서 올 한 해 기간별로 설정액이 줄어들지 않은 테마는 IT 펀드와 4차 산업혁명 펀드 단 두 종목에 불과하다. 지난해 1년 내내 설정액이 늘어난 테마는 개인연금, 연금저축, 퇴직연금과 관련된 펀드였는데, 올해 하락장 속에서 유독 IT 관련 펀드만이 투자자들의 선택을 받았다. 수익률은 최근 시장이 반등한 한 달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ETF를 제외한 IT 펀드 가운데 올해 설정액이 가장 많이 늘어난 펀드는 '피델리티 글로벌 테크놀로지 증권자투자신탁'으로 올 한 해 동안 1226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며 전 세계적으로 기술주가 강세를 보이면서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갔던 '피델리티 글로벌 테크놀로지 증권자투자신탁' 펀드는 하락장 속에 수익률이 주춤하는 듯했지만, 반등장에 힘입어 최근 한 달 수익률이 10%를 기록하는 등 명성을 되찾고 있다.

국내 IT 관련주에 투자하는 '하나UBSIT코리아증권자투자신탁' 펀드에도 올 한 해 146억원이 순유입됐다. 기술 관련 테마 ETF 다수의 순자산총액이 줄어든 가운데서도 마이크로소프트(MS), 애플, 구글 등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대형 IT 기술주를 담은 'TIGER 미국테크TOP10 INDXX' 순자산총액은 1000억원가량 늘어나며 IT 펀드 설정액 증가에 힘을 보탰다.

업계에서는 수익률이 정체된 상황에서도 투자자들이 IT 펀드를 찾은 것은 '믿을 건 대형 기술주'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금리 인상으로 성장 기업을 추종하는 IT 펀드의 주가가 연초 대비 많이 하락한 상황에서 향후 증시 반등에 대한 수혜를 가장 먼저 누릴 수 있는 대형 기술주를 중심으로 저가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삼성전자 개인투자자는 지난해 말 약 500만명에서 현재 100만명 이상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도 나온다.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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