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라운지] "자녀 3명인데 방2개인 15평에서 살라니"
2년 실거주 의무도 부담 커
"소형 다자녀 특별공급은 누가 봐도 미달이 날 게 뻔한데 구색 맞추기로 만들어놓은 것 아닌가요. 시장 수요가 있는 곳에 공급을 주세요."
서울 은평구에 거주하는 주부 김 모씨는 지난 5일 서울 둔촌동 올림픽파크 포레온(둔촌주공) 특별공급 결과를 보고 분통이 터졌다. 자녀가 셋인 김씨는 다자녀 특별공급을 기다렸지만 전용면적 49㎡만 나와 청약을 포기했다. 전용 49㎡는 방 2개, 거실로 구성된 '투룸'이다. 올림픽파크 포레온은 전매제한 8년에 실거주 의무 2년이 적용된다. 김씨는 "아이들은 커갈 텐데 다섯 식구가 어떻게 그 좁은 곳에서 살겠냐"면서 "다자녀 특별공급이면 다자녀 가구가 살 수 있는 집을 공급해줘야 한다"고 혀를 찼다. 실제로 올림픽파크 포레온 다자녀 특별공급은 지난 5일 청약에서 미달이 됐다. 전용 49㎡ 총 62가구 공급에 45가구가 지원했다.
다자녀 특별공급 미달 사태는 올림픽파크 포레온뿐만이 아니다. 올해 서울에서 분양한 다자녀 특별공급은 90% 이상이 미달됐다. 분양가 9억원 이하만 특별공급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분양가가 뛴 서울에서 소형만 배정되고 있어서다. 다자녀 특별공급은 자녀 3명 이상을 둔 무주택 가구가 지원할 수 있다. 소형이더라도 실거주 의무가 없을 때는 '투자' 목적으로 다자녀 특별공급 경쟁률이 높았다. 2020년 서울 강남 개포 프레지던스 자이 특별공급 때는 전용 39㎡ 5가구 모집에 133가구가 지원했다. 분양가가 당시 시세의 절반이어서 높은 시세 차익을 기대할 수 있었고 실거주 의무가 없었다. 직접 살지 않아도 되고 전세를 줘서 잔금을 낼 수도 있었기 때문에 "그래도 받고 보자"며 지원자가 몰렸다.
그러나 '로또 청약' 부작용이 제기되면서 정부는 2021년부터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아파트에 실거주 의무를 적용했다. 규제에 규제가 겹친 것이다. 분양가 9억원 이하만 특별공급이 되다보니 소형 위주로 공급되고, 실거주 의무까지 겹치자 다자녀 특별공급 실수요자들이 "비좁은 집에서 어떻게 사냐"며 외면하고 있다. 올해 4월 전용 45㎡ 등 소형 위주로 공급된 힐스테이트 세운센트럴2단지는 특별공급 경쟁률이 높았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됐지만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높은 것으로 판정돼 실거주 의무가 적용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자녀를 둔 한 예비청약자는 "특별공급 도입 취지대로 다자녀 가구의 주거 안정을 도모하려는 것이라면 다자녀 가구가 살 수 있는 면적을 공급해야지 소형을 공급해놓고, 거기다 실거주 의무 규제까지 더해졌으니 이제는 다자녀 특별공급은 그냥 버리는 물량"이라고 한탄했다. 한편 올림픽파크 포레온은 지난 5일 특별공급 청약 평균 경쟁률이 3.3대1을 기록했다. 총 1091가구 모집에 3580명이 신청했다. 특별공급 전용 39㎡ 신혼부부 전형 301가구에는 90명, 같은 면적 노부모 부양 34가구에는 5명, 기관 추천 115가구에는 28명이 신청하며 모든 공급 가구에 신청자가 미달했다. 전용면적별 분양가는 29㎡ 4억9300만~5억2340만원, 39㎡ 6억7360만~7억1520만원, 49㎡ 8억2970만~8억8100만원 등이었다.
[이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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